우리나라를 조금 벗어나서 대한민국을 바라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요즘 정말 유명한 BTS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르자면 바로 북한이 있을 것이다. 실제 문화체육부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외국인들이 '한국‘하면 북핵 문제와 정치-군사적 문제가 많이 떠오른다고 답변했다.
이렇듯 우리에게는 단지 신문, 뉴스에서 가끔씩 다루는 주제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는 북한이지만 실제로 매우 중요한 이슈이고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올해 국방 예산만 해도 50조에 가까우며, 매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군복무도 북한과 관련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매년 천문한적인 돈과 인력이 소모되는 것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가운데 우리는 북한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예로 한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서 올 초 훗날 역사책에 기록될 만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혹시 무엇인지 알겠는가? 여름에는 제 1차 정상회담 겨울에는 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있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한창 신문을 떠들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분위기는 둘째날에 회담이 결렬되면서 푹 가라앉았다. 아마 많은 학생이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과대학/의전원 학생들도 함께 모여서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는 곳이 있다. 메드띵크(MedTHiNK, Medical Student Talking About Human Rights in North Korea)가 그것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인권국의 통일 보건의료인 메드띵크는 대북보건 의료지원, 북한이탈주민 보건의료, 남북의료통합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시작돼 2016년 IFMSA(세계 의대생 협회)에서 공인 프로젝트로 인가를 받았으며 매년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어 통일 보건 의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현재 북한과 통일의료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으며 온라인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매년 세미나를 개최해 북한 관련 전문가를 모셔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과 강연을 통해 심도 있는 북한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의과대학생들에게 대중적으로 북한을 알리고 있다.
나 역시도 메드띵크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북미 정상회담을 단지 지나가는 오늘의 소식정도로만 느꼈다. 하지만 메드띵크에서 조금씩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북한에 대한 관심을 꼭 가져야함을 깨닫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의료문제와 우리는 별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소위 결핵왕국으로 불리는 만큼 북한도 결핵을 전담하는 의료체계가 따로 있을 정도로 결핵이 창궐한 나라이다. 이미 수많은 다제내성 결핵균이 병원에서 진단되는 우리나라보다 북한은 훨씬 더 심각하다. 만약 한국과 북한이 교류를 하게 된다면, 이러한 보건학적 문제는 꼭 고려해야만 하는 것이다.
한반도가 분단되고 벌써 70년 가까이 지났다. 그 동안 서로 단절된 채 서로의 길을 가느라 많은 벽이 생겼고 북한을 더 이상 한민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고, 또 통일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학도로서 앞으로 처할 문제에 준비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메드띵크는 조금씩 북한을 공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만들어내는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북한을 향한 긍정적 변화의 시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드띵크는 바로 그러한 것을 위해 모인 학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