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원장 1년 6개월 장기 공백 예상 "1급 실장 부족해 어쩔 수 없다"
"지원으로 심사물량 넘기면서 인사는 반대로 간다" 문제 제기돼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7-08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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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의원 청구‧심사를 담당하는 일부 지방 지원 책임자 자리가 장기간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방 병‧의원 '홀대'를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하반기 고위직 인사개편이 단행됐지만 부산지원과 의정부지원은 1급 실장이 자리하는 대신 2급 부장이 직무대리로 운영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종합병원과 일반 의원급 의료기관의 심사를 담당하는 심평원 지방 지원은 지역 의료계와 '대화창구' 및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정부의 심사체계 개편과 심평원의 원주 완전 이전이 추진되면서 상급종합병원 심사 또한 지방 지원으로 이관이 추진돼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심평원 부산지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 데 이어 최근 정기인사에서도 지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서 1년이나 책임자가 '공석'인 체 상태다. 내년 1월 예정된 정기인사까지 유지된다면 1년 6개월간 이 같은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여기에 의정부지원도 전임 지원장이 공로연수에 들어갔지만, 신임 지원장을 임명하지 않으면서 10개 지원 중 2개 지원은 책임자 없이 직무대리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
따라서 일각에서는 지방 의료계의 '홀대' 문제를 지적하면서 심평원의 인사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의료단체 관계자는 "지역 의료계와 심평원 지원은 청구‧심사뿐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의 가교 역할도 한다"며 "솔직히 1급 실장이 책임권한이 있다. 2급 직무대리는 책임 권한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 의료계 입장에서는 의견을 제시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달갑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심사체계 개편을 하고 있는데, 각 지역의 심사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본다. 대형병원 심사도 지방 지원으로 이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인사는 이와 정반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심평원은 이 같은 인사 문제를 두고 1급 고위직 임명에 한계가 있어 직무대리로 유지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1급 고위직 수보다 현재 심평원의 고위직 임명 자리가 더 많은 것에서 비롯된 문제인 것이다.
이는 2017년 심평원 인천지원 설립 허가를 받으면서 정작 1급 고위직 자리는 허가 받지 못한 것에서 나온 문제.
심평원 관계자는 "본원의 비정규조직인 혁신연구센터와 급여정보개발단 등 두 개 부서가 비정규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해당 책임자를 1급 고위직이 자리했다"며 "승진 발령은 모두 했지만 1급 자리가 부족하면서 직무대리로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 김승택 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투명한 인사'를 강조하며 시스템 개혁을 추진한 바 있다. 실제로 원장 취임 초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고유 업무인 심사‧평가에 소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조직 형태의 태스크포스가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승택 원장 임기 말 비정규조직 운영으로 인해 정작 심평원 지원장의 장기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인사시스템을 개혁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심평원장이 직접 인사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의 장도 마련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