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인력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현실. 전공의 수련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병원 의사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가 필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김재현 과장과 고대의대 흉부외과 황진욱 교수, 미국 네바다주립의대 유지원 노인의학과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경제학 이론인 양면시장이론을 적용해 전공의 교육환경 구축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을 함께 쓴 세 명의 의사는 의료인력 집중화 양상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빅5 병원의 병상당 의사수(100병상당 63명)는 지방 중소병원 병상당 의사수(1000병상당 4명) 보다 15배 이상 많다. 지난 10년 간 빅5 병원과 지방 중소병원 병상당 의사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들 의료진은 이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지원을 주장하며 양면시장이론을 대입했다.
양면시장이론은 외부 경제를 발생시키는 두 집단을 이어주는 시장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인터넷 상거래, 신용카드, 우버 같은 공유경제 등이다.
이를 병원에 적용하면 병원이 의료서비스와 전공의 교육의 플랫폼인 셈이다. 대신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글을 쓴 의료진은 공공재 서비스에 양면시장이론이 적용된 사례로 미국 지방공무원 지방선거 직접 선출제도를 들었다. 경찰총장, 검사장, 법원장 등 고위공직자 승진은 선거를 통해 지역주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양면평가 또는 양면시장이론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들 의료진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는 단일보험체계에 의한 공공재 서비스임에도 병원이 양면시장에서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라며 "수련감독 기관인 정부와 급여를 지급하는 건보공단은 이를 제대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독점한 의료서비스 급여구조 아래에 있는 만큼 정부는 각 병원이 적절한 수련환경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인적 보조를 담당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민간이 운영하는 병원 안에서 전공의나 교육수련을 담당하는 의사들이 임상 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부담을 쉽게 줄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 의료진은 현재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의사 노조 필요성도 절감했다.
이들은 "개개인의 의사 노력으로 보직을 맡은 선배 의사에게 부탁해서 해결될 수 없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교육수련 환경 조성"이라며 "임상과에서 적어도 한 명의 전문의가 충실히 수련 프로그램 개발과 관리를 담당하고 줄어든 임상시간을 담당 전문의 수입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병원 내 의사노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