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리비판셀' 3상 RESET 톱라인 발표, 혈관폐색위기 개선 못해
노바티스 '크리잔리주맙' FDA 우선심사 지정, 속도 경쟁 뚜렷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19-08-06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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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상적혈구질환(SCD)'을 적응증으로 한 첫 신약개발에 희비가 엇갈렸다.
노바티스가 준비 중인 겸상적혈구질환 신약후보물질인 '크리잔리주맙(crizanlizumab)'이 예방효과를 입증하며 미국FDA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반면, 화이자제약의 기대주였던 '리비판셀(Rivipansel)'은 최근 3상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이렇다할 개선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리비판셀의 경우 오는 국제 혈액학회에서 세부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최종 결과물을 공개한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평가기준이었던 입원 환자에서의 혈관폐색위기(Vaso-Occlusive Crisis, 이하 VOC) 개선을 두고는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경쟁판도는 화이자제약이 4일(현지시간) 리비판셀(Rivipansel)의 3상임상 'RESET 연구'의 주요 결과를 공개하면서 분명해졌다. 입원 환자의 혈관폐색 위험을 치료하는 연구 디자인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일차 및 이차 평가변수에 모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당 RESET 임상은 다기관 이중맹검 방식의 무작위위약대조군 임상이었다. 해당 임상에는 345명의 해당 환자가 등록됐다.
더욱이 임상에 참여한 6세 이상의 겸상적혈구 빈혈을 가진 환자 대부분은, 혈관폐색위기(VOC)로 입원을 했거나 정맥으로 오피오이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었다.
여기서 일차 평가변수는 퇴원까지 걸린 시간과 이차평가변수로 오피오이드 중단까지의 시간 및 누적용량 등으로 잡혔지만, 리비판셀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에 있어 개선지표를 확인하는데 고배를 마신 것이다.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 개발책임자인 브렌다 쿠퍼스톤(Brenda Cooperstone) 박사는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추후 국제학회에 세부 임상데이터를 발표하는 한편 겸상적혈구 질환을 가진 환자 대상 임상프로그램에 논의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겸상적혈구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든 노바티스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지난달 중순 노바티스의 신약후보물질인 크리잔리주맙은 미국FD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에 지정된 것이다.
화이자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것과는 일부 차이는 있다. 노바티스는 2016년 셀렉시스 파마슈티컬스 인수를 통해 취득한 크리잔리주맙의 경우, P-셀렉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당 환자의 혈관폐색위기(VOC)를 예방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선심사 대상 지정에 근거가 된 2상임상의 주요 결과를 보면, 크리잔리주맙을 월1회 투여했을때 내원을 필요로하는 혈관폐색위기가 위약대비 45.3% 줄었고 치료를 통해 혈관폐색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환자도 두 배 정도 많았다.
한편, 겸상적혈구질환은 급성 통증 발작이나 혈관폐색위기를 주요 증상으로 가지는데,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맞춤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더욱이 혈관폐색위기의 경우 수액보충이나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와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 등의 의존도가 높아 신규 치료제 진입에 요구가 늘고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