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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연구의사 씨 말랐다…의대 교육부터 바꾸자"

|헬스케어 미래포럼서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 필요성 제기
|의대교수들 "기초의학 교수 중 의사 출신 절반도 안돼"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20-02-01 05:45:58
"기초의학을 공부하는 의사 씨가 말랐다."

서울의대 김종일 교수(생화학교실)는 의사면허를 딴 후 '연구'에 관심을 갖고 기초의학을 공부하는 의사가 1~2%에 불과한 현실을 이같이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의과대학 교육부터 의사과학자(MDphD) 양성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3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을 주제로 제6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31일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초의학 분야에 뛰어드는 의사부터가 희귀한 상황. 서울의대만 놓고 봤을 때 병리학과 예방의학을 제외한 기초의학 전공을 원하는 의사는 2017년에는 0명, 2018년에는 한 명 수준이었다.

기초의학 교수는 2004년부터 10년 동안 87명만 늘었다. 의 중 의사 출신은 절반도 안 되는 32명이었다. 기초의학 교수 중 의사 비율은 2004년 71.7%에서 2013년 69.3%로 줄었고 전공의 제도가 있는 병리학, 예방의학을 제외하면 그마저도 50% 미만이다.

미국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14년 미국국립보건원(NIH) 자료에 따르면 25년 동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37%, NIH 기관장의 69%, 미국 국립과학원 의생명과학분야의 60%가 의사과학자였다.

미래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연구' 분야에 진입할 수 없는 환경이 문제라는 데 공통적으로 의견을 냈다.

내과 전문의인 서울의대 최형진 교수(해부학교실)는 10년간 진료를 하다 의사과학자로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

그는 "의사라면 임상을 무작정 놓기가 힘들다. 1년 중 2개월은 진료를 하고 나머지 10개월은 연구를 하는 등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길 원하는 의사가 많다"며 "병원이나 대학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의사를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와 민간 지원을 생각할 수 있는데 모두 규제적 요소들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의사과학자를 활용해서 이익을 창출하고 다양한 지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다"고 덧붙였다.

포럼 참석자들은 의사과학자가 부족한 현실을 냉철하게 짚었다.
김종일 교수도 "의대생을 만나보면 연구도 잘하고 환자도 잘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라며 "그럼 당연히 환자를 선택할 것이다. 임상과 연구를 모두 잘 할 수 있는 트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가 말하는 대안은? "국시에 반영, 자율성‧시간 확대"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학생 때부터 연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의대 교육 과정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의대 이영미 교수(의학교육학교실)는 "현재는 학생 때 연구할 동기가 하나도 없다"며 의대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려대 의공학과 김법민 교수도 "연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관심을 잃지 않고 직접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의대 커리큘럼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의대 교육부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주의대 박태준 교수(생화학교실)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키워드로 '시간'과 '자율성'을 내세웠다.

박 교수는 "국가고시를 패스해야 하기 때문에 전국 의대가 목표를 채우기 위해 교육을 학원화 해 자율성이 떨어지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자율성을 학생이나 교수, 전공의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생 커리큘럼을 보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라며 "오후 시간을 비우고 연구를 해보라고 했더니 10~20%는 기초학교실 등을 찾아 연구를 해보겠다며 관심을 보였다. 연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학원식이라면 아예 국가고시에 '연구'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추가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스타트업 눔코리아 김영인 대표는 "연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미국 의사면허 시험에서는 가상의 임상 페이퍼를 주고 임상적 의미를 뽑아내라는 문제가 나오고 있다. 연구자로서의 역량이 의사 면허 취득 과정에서 필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신 논문을 봐야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방법론을 잘 익혔는지를 묻는 것을 국시에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이민구 교수(약리학교실)는 편입학생 비율 결정을 의대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의학전문대학원 출신 의대생이 과학기술 교육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구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4+4 출신이 의사과학자에 대해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 입학생 중 3분의1은 편입생으로 받으려고 했는데 교육부가 금지하고 있다"며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대가 자유롭게 편입생 비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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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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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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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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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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