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아태 8개국 심혈관질환 후속보고서 공개
|"첫 심근경색 발생후 관리 실패, 재발 증가 문제"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20-06-29 11: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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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주요 8개국의 심혈관질환 대응 정책을 평가한 결과, 심근경색 환자 수의 증가로 지역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첫 심근경색 발생 이후 관리 실패 문제가 컸다.
다국적제약기업인 암젠과 공공정책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하 EIU, 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지난 23일 심혈관질환 백서인 '무대응의 비용: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심혈관질환 2차 예방(The Cost of Inaction: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in Asia-Pacific)'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표된 심혈관질환 백서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주요 8개 국가의 심혈관질환 대응 관련 정책 현황 평가가 포함됐다.
또한 심근경색 환자의 발생률 증가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뤄졌으며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과중된 의료 시스템 부담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직면해 있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분석 연구됐다.
이번 백서는 지난 2018년 동일한 8개국을 대상으로 한 EIU 연구 보고서 '침묵의 대가: 아시아의 심혈관질환'의 후속 보고다.
백서에 따르면, 현재 아태지역의 심근경색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다.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을 이미 경험한 환자들에서 재발이 일어날 확률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은데, 이 때문에 아시아에 463억 달러(한화 약 57조 원) 수준의 상당한 인적∙경제적 손실이 야기되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는 4년 안에 2차 발생 확률이 30% 더 높다. 뇌졸중 생존자 3명 중 2명은 마비나 시력 상실 등을 겪는데 이는 생존자의 학업, 생업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 구성원의 고용, 훈련, 교육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백서는 심혈관질환의 약 80%는 예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경제적 부담 최소화를 위해서는 환자들의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2차 발생 예방을 위해 치료와 재활 지원 등의 질 높은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선된 심혈관질환의 재발 방지 예방 계획 도입을 위해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환자들이 본인의 치료 계획과 이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조언 및 도움을 줘야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환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병원 입원을 줄이고, 삶의 질과 전체 생존을 개선하는 등 심혈관질환의 2차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백서는 아태지역 국가의 상당수가 응급 치료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심혈관계 질환 재발 방지를 위한 지원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기존 보건의료 체계가 '문제 발생 후 해결(Break and Fix)'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심혈관질환 경험 환자들을 식별하는 인프라가 구축된 만큼, 2차 예방 치료 및 재활 지원은 비용 효과적이며 시행 가능한 대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IU 아시아 지부 제시 퀴글리 존스(Jesse Quigley Jones)는 "아태지역 8개 국가들은 모두 비만, 흡연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 조절 정책은 보유하고 있었지만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규정이 있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했고, 또 공공감사의 부재, 전자 건강∙의료 기록의 낮은 호환성으로 인해 진료 지침의 적용, 재활 서비스 소개, 치료 순응도 및 결과 추적이 어려웠다"며 "심혈관질환에 효과적인 개입법과 증명된 관리 모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각국 정책들은 일관성 없이 도입됐고, 그 결과 재발 예방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