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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된 정신의학과

문성호 의료경제팀 기자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05:45:56
2016년 강남역 사건, 2018년 경북 경관 사망사건, 고 임세원 교수사건, 2019년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에 이어 최근 부산 정신과 의사 사망사건까지.

매년 잊을 만하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고인이 된 부산 정신과 원장 역시 고 임세원 교수처럼 피의자인 정신질환자를 제지하고 최악의 상황을 막아 보려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해당 사건은 퇴원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한 뒤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는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을 만들 때부터 여러 번 되풀이됐다. 정신건강복지법은 환자의 인권을 위해 비자의입원을 줄이고 퇴원은 쉬워져야 한다는 기조 아래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법인데, 의료계에서는 이를 통해 수많은 범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장점보단 부작용을 우려했었다.

그래서 결과는 어떠한가. 입원은 어렵고 퇴원은 쉽게 바뀐 법 시행 이후 폭력성이 잠재된 환자들에게 의사 혹은 일반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늘 위기 대응에 부산하다. 하지만 정작 정신건강복지법이 가지고 있는 거대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조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이 발생한 뒤 이를 막고자 방지책으로 내놓은 시스템은 이번 사건에서 전혀 작동하지 못했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인 의원에서 발생한 탓이다. 고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 뒤 정부는 병원에 안전요원 의무화와 그에 따른 안전관리료라는 보상책을 설계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의원을 대상으로 한 보완책은 전무하다. 실망스러운 것은 방지책 논의 당시 의료계는 의원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하면서 추가적인 방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그 사이 폭력성을 가진 환자에게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또 사망하고 말았다.

이를 두고 한 정신과 의사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후 매년 의사가 사망하고 주변 환경은 계속 나빠져 가는데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환경에 둔감해 진 것 같다"고 말한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부작용에 대한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경고가 거듭될수록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개구리처럼 2년 만에 빠르게 변화된 의료환경을 느끼지 못한 채로 의료 현장에 노출돼 있다.

이제는 정신건강복지법이 부른 문제를 어떻게든 바꿔가야 한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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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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