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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 입원환자진료의 뉴 노멀

정윤빈 세브란스병원 외과 진료교수(입원전담전문의)


정윤빈
기사입력: 2020-12-07 05:45:50
2016년에 첫 발을 내딛은 후 4년간 이어오던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본 사업으로 전환된다. 의사 인력 증원, 지역 가산 등 다양한 문제에서 첨예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입원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내 가입자와 공급자, 공익위원들이 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더욱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은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을 찾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때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번 건정심에서 의결된 수가 안은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보다는 시범사업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경직된 수가 구조 형태는 본 사업에서 각 기관별로 운영의 형태를 제한하고 전문의의 진료가 더욱 필요한 중증 환자들을 본 제도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입원전담전문의 당 환자 수 상한을 시범사업 수준으로 유지하였으나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여전히 적정 환자 수 보다 많다고 여겨진다. 본 사업이 시행되고 나면 수가 구조의 한계로 현재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 중인 많은 기관들이 24시간 운영형태 보다는 주 7일, 주 5일 등으로 축소 운영할 것이 예상되며, 이는 어렵게 시작한 본 사업을 통해 기대했던 바는 아닐 것이다.

이전 건정심에서 논의되었던 서울 외 지역가산 삭제도 아쉽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서울의 대형 의료기관 만을 위한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범사업에서 드러났듯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며, 이는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가 더 뚜렷함을 의미한다. 서울의 대형 의료기관에서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게 되면 지역 간 의료격차는 더욱 증가되고, 우려했던 환자와 입원전담전문의의 서울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서 지역수가제 법안이 논의됨에 따라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면, 서울 외 지역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도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본 사업 운영의 세부 지침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범사업의 경험 상 본 사업이 시행 되면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많은 질의와 지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사업의 운영 지침은 시범사업으로부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질 것이나, 지금의 시범사업 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은 대부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가 수준으로도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할 여력을 가졌던 대형 의료기관으로부터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본 사업에서는 이를 수시로 관리 감독하고 보완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의 구성과 유지가 필수적이며,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논의와 결정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시범사업 운영 관리를 위하여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협의체'를 구성하였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와 유사한 상설 협의체의 구성이 본 사업 시행 초기 안정화에 필수적이다.

본 사업이 시행되면 의료계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전국의 병상 중 입원전담전문의가 담당하는 병상의 적정 비율과 입원전담전문의 수를 추계할 수 있는 관련 근거를 만들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발생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전공의, 개원의, 봉직의 등 각 의사 직군별로 입원전담전문의로 전환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자격을 취득하고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전문의들을 입원전담전문의로 전환하는 경우, 의료현장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입원전담전문의 인증제도 등을 마련하는 것 또한 필요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입원의학의 학문적 정립,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 정립 등 다방면에 걸친 의료계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하며, 본 사업 성패의 공을 오롯이 정부에 넘겨서만은 안 된다.

입원환자진료의 새로운 표준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의 시작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이 환영하는 제도에 다른 이해관계가 우선시되어서는 안된다. 얼마 전 열린 주최 국회토론회에서 나온 한 발표자의 발언을 빌리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내가 받고 싶은 의료’이며, 의료인의 한명으로서 바라볼 때 ‘모두가 받을 권리를 가진 의료’이다. 이번 본 사업 시행을 통하여 입원전담전문의가 필요한 전국의 모든 환자들이 쉽게 다가가고, 특별한 ‘사업’이 아닌 입원환자가 받을 수 있는 진료의 당연한 ‘표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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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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