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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환자에게 하지 못하는 말

김주환 학생(경희의대 본과 4학년)


김주환
기사입력: 2021-03-29 05:45:50
"더이상 저희가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학생 의사로 병원실습을 돌던 중 교수님께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말이다. 교수님의 회진시간을 기다리던 환자분은 메모장과 펜을 든 채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하셨다. 앞으로 어떤 걸 해야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교수님께서는 이야기를 들으시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3개월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멀쩡해보이는 환자가 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며, 왜 교수님께서는 저렇게 매정하게 말씀하실 수 밖에 없는것일까?

교수님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냉정하다고 생각했던 교수님의 표정은 누구보다도 무거웠고 눈에는 미안함, 안타까움이 뒤섞인 눈물이 밖으로 나오지못한 채 고여있는듯 했다. 희망을 주는 것과 남은 생을 자유로이 살 시간을 주는 것, 그 사이에서 의사들은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하고 산다는 것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도 기적이라는 건 있지 않냐"고. "기적적으로 암이 완치되는 사람들을 TV에서 봤다"고. 맞다. 틀린말이 아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에게 희망만 줄 수는 없다.

안타까움와 아쉬움은 그 한번 뿐이 아니었다. 한번은 정신건강의학과 실습을 돌 때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있던 환자가 면담 중 과자를 나눠먹자고 가져온 일이 있었다. 하지만 환자-의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받지 못했던 것도 아쉬운 일 중 하나다. 또 안타까운 일로 치자면 한창 꿈을 펼칠 나이에 갑작스럽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젊은 환자를 본 일도 있다. 이처럼 병원에는 참 내 마음같지 않은 일들이 많다.

그럼 정말로 더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우리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긍정적으로 지내며 병을 극복한 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환자들에게 이를 권해 줄 수 있다. 또한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기획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도 있고, 혈소판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주변에 알리는 플랫폼을 통해 응급상황을 넘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살아갈 의지와 치유에 대한 희망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환자를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필자는 병원 실습을 돌며 환자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고자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이 의료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번째 프로젝트로, 메디컬 매버릭스의 공익캠페인플랫폼팀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의료봉사를 기획해보고자 한다. 다음 칼럼을 쓸 때 쯤에는 따뜻한 손길을 받으신 분이 한분이라도 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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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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