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의료기관이 없어 불편을 겪는 한 지역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병원 유치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는 지난 96년 조성돼 주민들의 입주가 시작됐다. 당초 도시계획상에는 8천400평 규모의 종합병원 부지가 조성돼 있지만 10년 가까이 매입자가 없어 방치된 상태이다.
특히 해운대구를 비롯한 인근지역에 종합병원이 없어 12만명의 신시가지 주민과 40만명의 해운대구 주민들은 3차 의료기관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 도심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지역내 의료계와 약사회, 구의회와 지역단체 회장단 20여명은 최근 '해운대 종합병원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병원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유치위는 평당 300만원에 달하는 부지대금이 병원 설립의 걸림돌이라고 보고 부산시 건설본부를 방문해 종합병원이 들어설 시 대금 납부 방법을 분할식으로 바꾸어 줄 것을 요청해 확답을 이끌어 냈다.
유치위는 또 부산시내 종합병원을 방문해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13일 부터는 홍보책자 1,000부를 전국 종합병원에 발송하고 전국 병원을 순회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내에서도 주민 서명 활동에 들어가 병원 유치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전략이다.
유치위는 해운대에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20~30분 내의 배후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소득 수준이 높고, 관광객이 많아 치료를 받으면서 휴양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명숙 유치위원장(해운대구 구의원)은 "부지가 조성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시와 구청에서는 주민들의 의료공백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주민들이 직접 병원 유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지역주민이 직접 유치한 병원은 주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기 때문에 경영적인 부분이나 홍보에 이점이 있다"며 "올해내에 종합병원 유치의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