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빚더미에 올라앉은 의사들
은행과 대출대행업체가 의사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은지 단 4년만에 개원의 대상의 신용대출만 약 3조원 시장이 형성됐다. 병원급 의료기관도 대출·리스·재특융자 등을 포함, 수 조원 단위의 빚을 지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금융권에서는 의사를 비롯한 전문직은 여전히 신용 1순위 고객으로 꼽히고 있지만 ‘빚잔치’중인 의료기관은 최근의 경기불황 속에서 위태롭기만 하다. 이미 낮은 연체율 속에 숨어지만 빚쟁이로 전락한 봉직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대출 등 자금 차입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이용방안 등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대출 권유하는 의료시장
②불안한 신용 1순위 ‘의사’
③합리적 경영개선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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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일 2005년 부터 집중 '불안'
2005년부터 2~3년간 의사전용 신용대출상품의 대출 만기일이 도래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상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의사의 신용대출 상품 출시된 시기는 2001년 하반기. 시장이 급신장한 시기는 2002년으로 대부분 3년 만기 일시상환 상품이었다는 점에서 내년부터 의사의 신용도 유지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개원에 실패한 봉직의라도 대부분 지금당장은 이자만 갚아 나가고 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밖에 없고 분업이후 대출을 통해 개원한 개원의들이 얼마나 대출자금을 상환할 능력을 확보했는지는 미지수다.
이에대해 컨설팅업계는 상환능력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대부분 대출 기간연장 등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일거에 의사들의 신용도가 전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도 개원상태가 유지되거나 봉직의로 활동할 경우라면 일부 상환, 연장 등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불상사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출액 상환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하기보다는 '연장'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일부 연장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기는 여럽다.
신용대출 활용은 여전히 유효한 개원 전략
그럼에도 불구 의사의 대출 개원은 여전히 유효한 개원전략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자기자본율이 높을수록 덜 불안하다는 옛 사고방식은 수익률을 쥐어짜내듯 높여야 하는 경기불황과 저금리 시대에 맞지 않은 발상이다. 이런 이유로 개원 컨설턴트·세무사들은 한결같이 대출을 통한 개원을 권장하고 있고 있다.
대출이 유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증여 등 자금출처조사·비용공제에 따른 절세 등 세무관련 부분과 자기자본 여유분의 활용을 통해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한다.
또 대출상품에 대해서도 담보대출이 부담스럽다면 좋은 조건의 신용대출상품이 많은 만큼 이를 활용하고 대출대행사보다는 직접 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의사들의 점잖음은 대출을 받을 때는 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여러은행과 상담해 최상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 3억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 1%는 연간이자비용 300만원의 차액이상 발생한다.
다리품을 제대로 팔지않은 이유만으로 매달 30만원이상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출시에는 최대한 꼼꼼한 점검과 다리품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열린 개원박람회에서 닥터 프라이빗 뱅크 박기성 사장이 발표한 대출상품 비교표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은행은 신한, 하나, 조흥은행 등으로 비공식 소개됐다.
그러나 같은 은행이라할지라도 지점마다 조건이 약간씩 다르고 건보자동이체·신용카드이체 등에 따른 추가 금리인하율도 0.1%라도 상이한 만큼 최상의 대출상품을 찾기위해서는 정보수집과 다리품외 대안이 없다.
‘최저 금리’라는 말에 현혹되서는 안된다는 점도 명심해야한다. 모든 상품은 최저금리를 홍보하고 있으나 취급수수료 등 꼼꼼히 따져, 총환산금리가 낮은 상품를 선택해야 하며 중도상환수수료는 되도록 낮거나 없는 상품을 택해야 한다.
대출은 약간 넉넉하게...경영비용으로만 투입
자기자본이 넉넉하다면 예외사항이지만 대부분 빠듯하게 자본금을 갖고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되도록 넉넉하게 대출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는게 컨설턴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소요예상자금 중 차입예상액에서 적게는 20%에서 50%정도 대출을 더 받아두는 것이 경영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빠듯하게 대출을 받은 경우 추가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또 급하게 고금리 대출을 받는 등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험 또는 예비비로 활용토록 해야한다.
이와함께 약간의 예비비 또는 대출금액의 일부를 간혹 경영외 투자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에 대해서 개원의 스스로 경계해야한다. 은행권에서 파악하고 있는 대부분의 연체는 개원실패보다는 투자실패인 경우가 많고 진단하고 있다.
H은행 관계자는 “규모는 작지만 투자활용 대출 등 일부 문제가 발생 자금조달계획·사업계획서 등에 대해 병원급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며 “은행 문턱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수 신용도 유지는 의사의 몫
취재과정중 병의원 전문컨설턴트와 은행 관계자들은 “더 이상 의사라는 직업은 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은 아니다”라고 진단한다.
각각의 표현을 빌리면 “주식투자할 고소득 직종은 아니다”(개원박람회 강의중), “요즘 젊은 의사들이 안쓰럽다”(병원전문 컨설턴트), “의사군의 경우 부의 편중이 심한 것 같다”(H은행 PB사업부), “의사의 경우 PB와 대출이 동시 주력인 셈이다”(H은행 상품개발팀) 등이다.
달리말하면 이젠 개원의에게도 철저한 경영마인드가 필수 덕목이 됐다는 이야기다. 경영마인드는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의 덕목으로 준비과정에서도 그 철두철미함이 발휘돼야 한다.
위태롭지만 여전히 의사의 신용도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개원관련 높은 차입비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언제든 신용도 하락의 위험성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점은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