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추진해 온 연세의대가 교수들의 반대여론에 밀려 당분간 현 2+4학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평의회(의장 박윤기)는 지난 26, 27일 양일간 전체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해 28일 개표결과를 발표했다.
개표 결과 전체 의대교수 423명 가운데 235명이 투표에 참여, 이중 44%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했고, 24%는 1년 유보후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찬성한 교수는 32%에 그쳤다.
이번 찬반투표는 연세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여론수렴 절차였다는 점에서 의대교수 68%가 반대 또는 유보를 선호함에 따라 의대가 정책결정에 내리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대 한 교수는 “대학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지만 의대교수 절반 이상이 당장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한 상황에서 여론을 무시하고 직권으로 정책결정을 내리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개표결과를 반영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지 좀 더 냉철히 검토한 후 결단을 내려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교수 역시 “여론수렴 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의대에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지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면서 “이번 투표결과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지훈상 의료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교수들의 의견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갈지 여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현 2+4학제 유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강력히 추진해온 연세의대 김경환 학장은 이날 오전 개표결과를 보고받고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대교수들은 이번 개표결과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반대표가 많았던 것은 우선 이공대 진학후 의학전문대학원에서 4년을 더 공부하기 위해 우수한 학생들이 응시 하겠느냐는 점, 등록금이 비싸 부유층 학생들만 입학하게 될 것이란 점, 교육부에 대한 불신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교육부는 당초 이달말까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신청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5월중순으로 연장했으며, 이번에 2006학년도, 2007학년도 전환신청을 받은 후 내년부터 2009년까지는 추가신청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교육부는 2009년까지 2+4학제와 4+4학제를 병행 운영한 후 2010년 4+4학제로 일괄 전환할지 아니면 2+4학제도 유지할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