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공공의 이익이 우선한다며 ‘혈우병약을 통한 에이즈 감염 가능성’에 대해 논문을 쓴 울산의대 조영걸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5부(부장판사 서기석)는 N사가 조용걸 교수를 상대로 명예훼손혐의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 1심에서 3천만원을 배상토록 한 판결을 파기하고 지난달 30일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번 건은 “환자의 피해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문제로 피고는 논문의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에이즈 치료와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한 만큼 위법하거나 불법으로 볼 수 없다” 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조영걸 교수가 2001년 혈우병환자가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건과 관련 에이즈 바이러스의 풀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 결과를 토대로 국산 혈우병치료제가 원인일 수 있다며 이같은 결과를 외국의학전문지인 ‘에이즈 리서치&휴먼 레트로 바이러스’ 저널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 논문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2002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으며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들이 N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역학조사반이 꾸려지기도 했다.
N사는 이에 2003년 2월 조교수를 상대로 15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1심에서는 일부 논문의 증거부족을 이유로 조 교수에게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고법은 원심을 뒤집었다.
조용걸 교수는 “7일 판결문을 받을 때까지 고되고 힘들었다” 며 “오랜 법정 공방을 매듭짓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고 밝혔다.
한편 N사가 이번 판결에 불복 대법원까지 소송을 계속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