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과 의원 운영에 있어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하는 개원의에게 불황은 혼자만이 감내해야 하는 짐이다. 그러나 '의원 네트워크’는 개원의에게 파트너 쉽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통해 재정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큰 힘을 준다. 비단 영리법인화 등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대응이라기 보다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의원 네트워크’가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네트워크의 현황과 향후 미래를 전망해 본다.
-----<글 싣는 순서>-----
1. 자연발생적인 의원 네트워크
2. 지속적인 확산 추세 3. 네트워크의 한계와 전망
진료의 질 확보와 진입 장벽
경쟁력의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구성된 네트워크는 차근차근 쌓아온 인지도가 한순간에 무너지기 쉬운 불안한 시스템이다.
네트워크 중 한곳에서 평판이 낮아지면 전체 경쟁력에 충격을 주는 만큼 진료의 질 유지를 최대고민거리로 삼는다.
닥터포유의 원석규 원장은 “스타의사가 있다고 해서 네트워크의 진료 수준을 담보해주지 않을 뿐더러 개별 경쟁력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며 “함께 학습하면서 질적담보를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규회원 진입시 가입조건이 까다롭고 ‘만장일치제’를 선택하는 네트워크가 많은 것도, 아예 직접 섭외대상을 두고 회원을 선별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싶은 의사는 적절한 댓가를 지불한 반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불만을 갖기 쉽다.
네트워크에 참여했다 결별하고 최근 공동개원을 선택한 내과의 한 원장은 “어느정도 진료표준화가 이뤄졌다기 보다는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며 “비급여 부분에 대해서는 지향점이 달라 다른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 네트워크는 대부분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이는 자생적인 형태로 당장 개원하려는 신입의사에게 모든 부분을 서포트해주는 시스템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것이 병원컨설팅 또는 네트워크와 다른 부분이다.
건강보험 심사지침까지도 완벽하게 숙지하고 신규진출의사에게도 제공될 수 있는 진료의 질 확보를 위한 교육시스템 등은 향후 더 발전해야할 부분이다.
의료시장 개방의 대응전략
의료시장의 개방과 관련, 병원의 영리법인화 논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쟁력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이점에서 의원네트워크는 의원내 경쟁력의 우위라는 점외에도 향후 영리법인화된 병원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승산이 있다.
속편한내과 김영선 원장은 “내시경 분야의 특화로 의원당 적게는 월 300개에서 1100개정도의 검사가 이뤄진다” 며 “웬만한 병원수준은 넘어서고 있다” 고 설명했다.
치질네트워크 중에는 여의사와 남자의사가 함께 개원, 성별에 따른 진료상담을 통해 병원못지않은 수술실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화된 아이템의 진료 질 수준을 높여나가면서 이미 병원과의 환자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해나가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의료시장의 대응 방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공신화를 위한 도전은 계속된다
프렌차이즈의 기틀을 갖춘 네트워크부터 동호회적 성격이 짙은 네트워크까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면서 실패하거나 네트워크의 확산이 중단 또는 화해되는 사례도 적잖다.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모 의원네트워크의 경우 내부갈등으로 인해 그 확장세가 멈췄다. 상호분쟁까지 겪으며 1~2개의 분원이후 추가 확산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심하게는 건보 급여기준, 심사지침 등에 상충되는 특화진료로 법정분쟁이 발생하는 등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같은 악재 속에서도 소규모 네트워크의 가능성은 계속 타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어느정도 자리를 갖춘 지역별 네트워크 조직에 이어 지역과 키워드가 융합된 형태의 네트워크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워드 네트워크의 경우 ‘공동브랜드’를 기초로 하기보다는 특정질환과 치료를 중심으로 기존의 의원명칭을 그대로 활용하며, 공동구매 등 바잉파워의 형성 등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속편한내과 등에 등장하는 수직적 조직이 아닌 수평적 조직 구조는 공동마케팅의 효율성은 낮지만 개별 독자성이 강조되는 개원시장의 패턴에는 적합한 구도다.
치과의 예네트워크, 약국의 온누리건강처럼 개원가에도 대표할만한 의원 네트워크 성공신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