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고신대 복음병원이 임상교원이 아닌 펠로우를 지도전문의로 대거 채용하면서 이들이 전공의들의 미래까지 좌우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병원은 이들 펠로우가 사직한 후 지도전문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수련자격을 박탈당할 수밖에 없고, 전공의들은 타의에 의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수련을 받거나 신규 전공의를 배정받지 못하면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 복음병원이 신경외과 전임의 2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자 전공의들이 강력 반발한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복음병원 신경외과는 전임의 2명에 대해 해임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교수와 전임의를 포함한 지도전문의 4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도전문의란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수련병원에서 실무경험을 1년 이상 쌓은 펠로우나 전임의를 의미하며, 병원은 전공의를 수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 신경외과에서 전공의를 배정받기 위한 조건은 ‘N(지도전문의)-3’이다.
다시 말해 지도전문의 4명이 있어야 전공의 1명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복음병원이 전임의 2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자 지도전문의가 2명으로 줄어들었고, 전공의들은 병원이 3개월 이내에 지도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하면 복음병원을 떠나 다른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병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전 대우강사(전임의) 모집 광고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외과 전공의들은 해임한 전임의들을 복직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병원의 한 전공의는 28일 “유급 전임의를 모집한다고 하더라도 급여가 타병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누가 오겠느냐”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지도전문의 자격을 갖춘 전임의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복음병원 신경외과가 내년에도 레지던트 1년차를 받기 위해서는 2006년 9월 현재 수련병원 실무경력이 1년 이상인 지도전문의를 4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복음병원은 최소한 펠로우 경력 2년차 이상을 채용해야 하는데 이런 자격을 갖춘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전공의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신경외과 전공의(연차별 1명씩)들은 교원은 교원대로 구하더라도 재임용에서 탈락한 전임의 2명을 다시 채용해야 지금처럼 복음병원에서 계속 수련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도 신규 레지던트도 모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병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
복음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내재된 진료과는 신경외과만이 아니다.
복음병원의 또다른 전공의는 “다른 진료과도 지도전문의 자격을 갖춘 펠로우가 많아 이들이 사직하려고 하면 의국 차원에서 만류하거나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복음병원의 상당수 진료과는 교수보다 전임의나 전임강사가 더 많고, 근무환경이 열악해 자주 바뀌면서 전공의들은 지도전문의 퇴사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고 있다.
이 전공의는 “우리 병원은 수련교육평가에서 전반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은 과도 있지만 몇몇 과는 쥐꼬리만한 월급 받고 누가 펠로우로 오려고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