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의 ‘약사 불법 진료조제와 약 바꿔치기 조제 실태조사’에 약사회가 ‘처방약 수시변경 의료기관과 이들 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제약회사의 현황 파악’으로 맞불을 놔 두 단체간 갈등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약사회는 6일 전국 시·도에 공문을 내려 보내 “오는 15일부터 22일 사이에 일제히 반회를 소집해 ▲지역별로 처방 수시변경이 가장 심한 의원 3곳(해당 제약사 3곳의 이름과 함께)을 선별해 명단을 작성하고 ▲의원의 불법사례도 수집해 이달 30일까지 통보하라”고 당부했다.
약사회는 특히 최근 중소규모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을 처방하는 의원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행위가 경쟁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례를 취합하는데 이번 실태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약사회 신현창 사무총장은 “약사회의 이번 조치는 의협의 대체조제 사례수집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며 “궁극적인 목적은 불법 행위에 대한 자정을 유도하려는 것이지만, 의협의 태도에 따라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이어 “의원의 처방전 변경은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리베이트와 무관하지 않으며 약국에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참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제약사 명단도 함께 파악해 경쟁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행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약국에 따르면 제약사 직원이 방문해 곧 인근 00의원의 처방이 바뀐다고 약 매입을 권유하면 틀림없다. 카피약 위주인 중·하위권 제약사의 리베이트 폭이 크다. 최고 30%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례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총장은 “왜 가족같은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행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싸움을 걸어 뭔가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의사회의 실태조사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약사회의 이번 결정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라며 대응할만한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권용진 사회참여 이사는 “약사의 불법 진료조제와 약 바꿔치기 조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일 뿐 아니라 명백한 분업 위반행위”라며 “리베이트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약사들도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권 이사는 이어 “약사들이 의사 자정활동에 왜 나서느냐. 해도 우리가 한다, (약사회의 결정은)상식 이하라서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