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로의 명칭변경이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사실상 확정되면서, 이 사안을 두고 지난 1년 이상 지리하게 대립해왔던 내과와 소아과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소아청소년과로의 명칭변경을 고대해왔던 소아과는 당연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아과개원의협의회 임수흠 회장은 22일 법안이 통과된 직후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야 즐거운 마음이지만, 지금 밖으로 떠드는 건 예의가 아니다"면서 "명칭변경은 한 두번 설문조사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당위성이 있었고, 정당한 절차를 밟았기에 통과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소아과 명칭변경 건으로 인해 회장불신임 등 의료계가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주 중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과의사들에게 마음 푸는 이야기를 드릴려고 한다"면서 "의협 회비 납부 거부를 푸는 것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소개협 박재완 공보이사는 "당연히 돼야 할 것이 늦었다"면서 "내과와도 앞으로 같이가야 한다. 소아과는 의료법 등 산적한 과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내과의 반응은 어둡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일중 회장은 "몇달동안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과돼 허망하고 암담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곧 개원내과의사회 시도회장단회의, 상임이사회 등을 잇달아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개원내과의사회는 소아과 명칭변경건의 진행상황에 따라 △의협에 대한 일체의 협조와 회비 납부 거부 △장동익 회장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제명조치 △의사협회 탈퇴 등의 수순을 밟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직접 행동에 옮길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면서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내과 개원의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의 한 내과개원의는 의료법 개정논란에 빗대어 "의료계와 정부 싸움에서 항상 문제되던 것이 의사사회내에서 일어났다"면서 "충분히 논의도 없이 합의했다며 밀어붙이는 것이 정부의 의료법 개정추진과 무엇이 다르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아과 명칭변경으로 인한 의료계 내 논란은 국회의 법 통과 의지로 인해 외견상 일단락됐지만, 논란 과정에서의 의료계내 반목과 갈등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 내부갈등을 봉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