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료 역사를 놓고 벌이는 라이벌 의료기관간 논쟁에 대해 정부가 곤혹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서울대병원 주최로 열린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식 초청자 중 가장 관심을 모은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개인적 사유로 불참했다.
이번 행사의 실무부서인 서울대병원 홍보실은 초청자의 참석여부를 전날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한편,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내빈 중 유홍준 문화재청장을 맨 먼저 거론하는 등 유 청장의 참석에 담긴 상징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행사 당일 유 청장측이 서울대병원 원장실로 전화를 걸어 ‘개인적 이유로 참석 못 한다, 양해해 달라’는 짧은 불참이유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 책임자인 유홍준 청장의 갑작스런 불참으로 성상철 원장 옆자리로 예약된 유 청장 자리가 다른 내빈으로 대체됐으며, 유 청장의 축사에 주목한 취재진도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홍준 문화재청장 비서관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까지 참석의사를 밝혔는데 오늘 오전 갑자기 스케줄이 잡혀 서울대병원에 양해를 구했다”고 전하고 “성상철 원장은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개인적 전화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서 이해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스케줄 변경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유 청장측은 당일 아침 갑작스럽게 잡힌 문화재 관련 회의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다고 간단히 답변했다.
이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간 역사논쟁에 대한 유홍준 청장의 견해에 묻는 질문에 담당 비서관은 “양 병원이 뿌리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은 오늘 처음 듣는다”고 당혹해하면서도 병원간 갈등과 행사불참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음을 은연중에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14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세브란스가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철도 100년 기념우표’ '이봉창의사순국기념우표' 등을 발행한 전례가 있다”며 ‘기념’ 용어 사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