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개국 중 자국어로 의학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사진)는 3일 흉부외과학회지에 실린 ‘한중일 의학용어 비교분석’ 논문을 통해 “자국어의 의학용어 사용에서 한국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흉부외과 심폐바이패스(개심술시 심장과 폐를 외부 기계가 대신해주는 기법)에서 사용하는 혈압과 온도, 수혈, 심장마비 등 총 129개 용어를 표본으로 3개국의 의학용어 일치율과 영어 사용 등을 비교했다.
분석결과, 삼개국은 의학용어에서 21.7%(28개)가 일치했으며 특히 일본과는 86.8%, 중국 24.8% 같은 표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차이는 일본이 20세기초 한국을 강점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반면 해방 후 중국과 외교적 단절을 지속한 부분이 의학용어에 배여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어사용 비율에서는 자국어와 영어 혼용이 △한국:77.5% △일본:59.7% △중국:7.0% 등이며 자국어와 영어 합성은 △한국:2.3% △일본:12.4% △중국:0% 등을 보였다.
특히 자국어만 사용한 의학용어 조사에서는 중국이 93%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 10.8%를 보인 반면, 한국은 0%로 순수 한글로 된 의학용어가 한 건도 없었다.
이와 관련 김원곤 교수는 “한국은 영어사용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으며 일본 용어와 자국어를 혼합했고 중국은 한자의 탁월한 조어 능력으로 대부분의 의학용어를 자국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