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각각 기증하는 아름다운 자매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각각 충남과 기흥에 있는 반도체 회사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첫째 딸 조지연(22) 씨와 둘째딸 지선(21) 씨.
두 자매는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던 아버지 조창문(54) 씨와 어머니 전순복(40) 씨가 신장이식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선뜻 신장을 기증했다.
이들은 7일 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의 집도로 각각의 신장을 부모님께 이식했다.
전남 보성에서 네 딸과 함께 총 여섯 식구가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조씨 부부가 뜻하지 않던 병을 얻게 된 것은 12년 전이었다.
고철 수집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아버지 조씨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그 충격으로 청력 장애와 함께 만성신부전증을 앓게 되었으며, 제 때 치료를 받지 않아 증세가 점점 더 악화돼 4년 전부터는 혈액 투석에 의존하고 있었다.
어머니 전씨는 쓰러진 남편의 병원비와 네 딸의 학비 그리고 생활비를 벌기위해 녹차 밭, 식당, 고철수집 등 온갖 궂은 일로 생계를 꾸려가다가 결국 5년 전 남편과 같은 병인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게 되었다.
결국 증세가 악화된 조씨 부부는 신장이식을 통한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으므로 자녀들에게 신장 기증을 부탁해 보라는 담당의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짊어지게 할 수는 없다며 장기기증만 신청해 놓은 채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지연, 지선 자매는 자신들의 신장 기증으로 부모님을 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라고 부모님을 적극 설득하였고 결국 지난 2월 조직 검사를 통해 부모님과의 신장조직 일치 판정을 받았다.
조 씨 부부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남들처럼 못 가르치고 고생만 시켰는데 밝게 성장해 준 두 딸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아픈 부모 탓에 어린 동생들까지 돌보느라 지연, 지선이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큰 선물까지 받게 되니 부모로써 한 없이 부끄럽기만 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