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원회가 법안소위원회 위원구성 문제를 놓고 갈등양상을 보이면서 소위운영에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법안소위원장 교체여부를 두고 위원회 내부에 이견이 나오면서 소위일정이 연거푸 취소되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예정되었던 법안소위가 일부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한데 이어, 오늘로 잡여있던 2차 회의일정도 취소돼 6월 들어 단 한번의 회의도 열리지 못한 상태. 복지위의 법안심의 작업도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소위원장 교체론은 현 소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이 지난 8일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불거져나왔다. 상임위 소위원장은 관례적으로 교섭단체 의원들이 맡아오고 있는 만큼, 탈당한 강 의원이 소위원장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
여기에 강 의원이 그간 소위운영 문제를 독단적으로 처리해왔다는 불만까지 더해지면서 갈등이 깊어져 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소위원장 교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A의원실 관계자는 "지난주 강 의원측에서 소위전날에야 상정안건을 보내주어 실제적으로 의원들이 법안을 검토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었다"면서 "이 같은 운영방식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강기정 의원이 소위원장을 사임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소위는 위원장 교체논의가 마무리된 다음에야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측은 "한나라당이 정치적 논리에서 의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그간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일정이나 상정안건 등을 협의해왔다"면서 "독단적으로 운영해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내부갈등으로 위원회 운영이 마비되면서 각종 의료계 현안처리도 전면 중단됐다. 국회 일정상 6월이 법안심의를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국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법, 의료분쟁 조정법 등의 17대 국회내 처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복지위 관계자는 "소위가 파행운영되면서 법안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처리해야할 법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늘 오후 3당간사 협의를 통해 법안소위 위원장 교체여부 등을 최종 결정키로 했다.
현재 차기 위원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과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 등. 한때 장복심 의원의 소위입성 및 위원장 선임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김태홍 보건복지위원장이 직능대표라는 점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