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원이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시범사업 실시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과 의료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국립의료원 홈페이지(www.nmc.go.kr) ‘국민자유게시판’에는 성분명 처방에 반대하는 글 수십 건이 올라왔다. 매일 한 두 건 가량 글이 올라오는 게 고작인 게시판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의사로 추정되는 이들은 ‘의사 맞습니까’ 등 같은 제목으로 강재규 원장을 원색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의료진들에게는 ‘의사로서 자긍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철호씨는 “성분명 처방의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앞장서서 실시 하겠다구요? 아무 것도 모르는 온 국민들을 시험대상으로 삼을 겁니까 ? 당신 가족들께도 성분명 처방한 약을 먹일겁니까? 저는 제 가족들에게는 성분명 처방한 약은 안 먹일겁니다”라고 주장했다.
류제웅씨는 “열심히 검사하고 치료하면 도둑놈으로 몰리고 환자사정 생각해주다가 잘못되면 살인범으로 몰리는 의사보다는 국가시책이니까 무조건 시행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 안지는 공무원이 더 편하시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라고 비꼬았다.
윤용선씨는 “동료의사들의 피맺힌 절규는 듣는 체 마는 체...그러면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 언제부터 국립의료원이 복지부와 약사들의 하수인이 되었나요? 선생님들께 찾아오는 환자들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김재흥씨는 “도대체 시행기관이라서 따를 수 밖에 없다고요?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다른 수많은 의료원들도 시행기관이지 정책기관입니까? 의료원장 자리가 그렇게도 미련이 남고 콩고물이 생기는 자리라서...더 이상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 안겠습니다. 의료원 선생님들...의사로서의 양심과 자존심을 가집시다”라고 촉구했다.
의사의 양심을 저버리지 말고 성분명 처방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서달라는 격려와 당부의 말도 많다.
송태승씨는 “국립의료원 의사분들은 정부 공무원이기 전에 의사입니다. 의사란 이름으로 공무원 표찰을 달고 있기 때문에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선봉에 서시면 안됩니다...의사의 양심과 권리로 성분명 시범사업을 저지하는 선봉에 서주시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부탁했다.
김대기씨는 “성분명 처방 안 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의사가 우선인지, 공무원이 우선인지. 제발 정부의 개가 아니라 떳떳한 의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틀린건 틀린겁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