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이 파업 17일째를 맞으면서 순손실액이 100억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가 협상을 거부한 채 행방을 감춰 비판이 일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권고안을 거부하자 26일 오전 10시 노사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타결 지을 것인지 논의하자고 25일 정식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연세의료원의 제의에 대해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있으며, 이날 의료원이 제의한 장소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현재 노조사무실은 굳게 잠겨 있고, 노조원들은 이틀째 로비농성을 잠정중단한 채 재택투쟁에 들어갔다. 노조집행부는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다.
다만 연세의료원노조는 26일자 ‘투쟁속보’를 통해 “올해 임단협 테이블에 노조를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으로 간주하고 임했으니 장기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책임을 의료원에 돌렸다.
이에 대해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장기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파업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대화를 거부한 채 종적을 감춰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연세의료원은 이날 노사간담회가 무산되자 재차 노조에 27일 오전 10시에 만나자고 제의했다.
한편 26일 외래진료는 파업 이전의 60.8%, 병상가동률은 42.8%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1일 수술건수 역시 평소의 62.4%, 암수술은 파업 이전 35건에서 15건으로 곤두박질쳤고, 세브란스병원은 7개병동 238개병상을 폐쇄한 상태다.
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진과 파업 불참자들이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파업 15일째인 24일 현재 총수입 감소액이 156억원에 달하며, 순손실 역시 1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자 의료원측은 "공들여 세브란스 새병원을 짓고, 전직원이 합심해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까지 획득해 새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는데 이게 뭐냐"면서 "이러다 망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