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은 소화기약 처방건의 상당수가 병용처방일 것으로 보고, 올해 평가분부터 이를 중점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창엽)은 최근 발간된 '약! 바루바루' 창간호에 '소화기관용약 처방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글을 싣어 이 같이 설명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개 지원을 대상으로 소화기관용약 및 다제병용처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원외처방전의 약 64%에서 소화기관용약이 처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병배제시에도 약 50%의 높은 처방률을 보여 소화기관 처방 2건당 1건꼴로 상병과 관계없는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약효별로는 의원의 경우 돔페리돈 등의 위장관 운동 개선제가 포함된 기타의 소화기관용약(약효분류번호 239)의 처방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유산균제제 등의 정장제(237)은 상병배제시 처방빈도가 증가해 상병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표시과목별로는 소아과에서 소화기관용약 처방의 85% 이상에서 정장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상병배제시 90.1%의 높은 처방빈도를 나타냈다. 내과의 경우에는 소화성 궤약용제의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소화기관용약 처방비율을 환산한 결과, 처방비율 합계가 1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비율 합계 100% 초과 정도는 중복처방 정도 및 빈도에 비례하는 것. 결국 소화기약 처방건의 상당수가 병용처방이라는 설명이다.
의원표시과목별로는 내과가 209.5%로 처방비율 합계가 가장 높았으며, 일반의(155.7%), 가정의학과(152.5%) 등에서도 2개 이상 약효군을 병용하는 정도가 높았다.
심평원은 "이것으로 소화기관용약 처방건의 대다수가 병용처방일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다만 소화기계질환 관련 상병을 가진 환자의 내원이 이들 표시과목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점도 부분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심평원은 "소화기관용약으로 인한 직접적인 부작용은 드물지만 치료목적과 상관없이 빈번하게 처방한다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약물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잠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과 불필요한 약제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적정처방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평원은 최근 업무브리핑을 통해 처방건당 약품목수의 개선을 위해 '6품목 이상 처방비율'과 더불어 올해 평가분부터 '소화기관용약 처방률'을 기관별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