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려는 법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행태가 너무나도 비겁하다." 왕상한 의협 법제이사(서강대 법대 교수)가 2일 강력한 어조로 동료 법률가와 변호사들을 비난했다.
왕 이사는 이날 정형근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의료사고법 약인가? 독인가' 토론회 발표에서 "소위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은 환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변호사를 위한 법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입증책임이 의사에게 전환되면 환자가 패소할 가능성은 없어 소송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의 이런 발언은 지난달 의협 워크샵에서 "의료사고법은 변호사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법"이라며 변호사들을 몰아부치던 것을 연상케 한다.
왕 이사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법은 없다. 변호사는 예컨대 병원에 들어갈 때보다 나올 때의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를 만나 소송 의뢰만 받으면 된다. 소장 쓰는 일 자체가 간단할 뿐더러 입증책임이 의사에게 전가돼 있으므로 소송에서 질 확률은 단언하지만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이사는 "법률전문가들이 환자를 그토록 생각해서 소위 의료사고 피해구제법과 같은 법을 만들려고 하면, 법률 의뢰인들도 환자들과 같은 차원에서 환자와 똑 같이 보호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왕 이사는 아울러 "의료사고법, 특히 그 입증책임을 어떤 형태로든 의료인에게 전환한 채 국회를 통과한다면 의료인 면허를 미련 없이 반납하고 폐업신고를 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