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학회들이 각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진료지침을 발표하자 이에 대한 효용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학회에서는 최신 지견을 접하기 힘든 일선 개원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심평원 심사지침과 차이가 있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학회 진료지침 봇물···"학회·개원의·국민 모두 win-win"
18일 의학계에 따르면 대한골대사학회를 비롯, 대한폐경학회 등은 최근 추계학술대회 기간을 이용, 각 학회가 제정한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천식알레르기학회와 간학회, 유방암학회, 당뇨병학회 등은 이미 진료지침을 발표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순환기학회 등은 지침마련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각 학회들이 앞다퉈 진료지침을 수립하고 발표하는 배경에는 개원가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다. 대학병원 스텝들에 비해 학회나 세미나 참여가 어려운 개원의들은 늘 최신지견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 개원의들은 학회측에 최신 지견을 담은 진료지침 수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일부 학회들이 그간의 연구결과를 정리해 분석한 진료지침서를 속속 발표하고 있는 것.
더욱이 학회의 입장에서는 진료지침이 개원의들을 끌어안는데도 큰 도움이 될 뿐더러 대국민홍보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 박형무 회장은 "그간 골다공증 진료지침을 마련해 달라는 개원의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며 "또한 대다수 국민들이 골다골증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이를 바로잡고자 학회가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만든 진료지침이니만큼 개원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또한 비타민에 대한 학회의 섭취기준 등도 함께 수록한 만큼 국민들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평원 지침과 차이 불가피···"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진료지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평원의 심사지침과 다른 학회의 지침은 오히려 의사들의 발목을 잡는 독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원가의 끝없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진료지침 개발을 전격 보류시키는 학회도 생겨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김시열 이사장은 "물론 학회가 효율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현재 심평원이라는 강력한 관리·감독기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이같은 진료지침은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학회의 진료지침은 '최적의 치료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심평원의 지침은 '최소한의 비용'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학회와 심평원의 지침은 상당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학회의 이상과 심평원의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만약 심평원의 지침과 다른 학회의 진료지침에 따라 치료했을시 향후 삭감 등 불이익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학회의 진료지침과 심평원의 지침 사이의 차이를 좁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좁혀 환자를 위한 진정한 치료지침을 만들어가야한다는 것이다.
골대사학회 박형무 회장은 "학회가 발표한 진료지침과 심평원의 지침은 각자의 장점과 단점이 분명 존재한다"며 "이를 잘 조합시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학회와 심평원의 숙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