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 건보수가 동결 논의를 공론화 하려던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의 계획이 호응을 얻지 못해 수포로 돌아갔다.
의협은 16일 오후 4시부터 복지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건정심에서 내년 수가결정 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동결을 주장했지만, 요양급여비용협의회측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약사회 등으로 부터 돌출행동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측 건정심 위원인 대한개원의협의회 최종욱 보험이사는 "건정심의 불합리성을 충분히 그리고 강력하게 호소하며 수가동결을 주장했지만 약사, 치과, 한의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이어 "이번 수가 결정과정을 통해 결국 칼자루는 복지부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으며, 내년 수가협상에서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쪽 단체 관계자는 "의협 대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문제제기 수준에서 이의를 제기하는데 그쳤다" 며 "오히려 돌출행동을 한데 대해 볼멘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의협이 당초 강경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의협의 주장은 예상 수위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었다"며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의협이 꼬리를 내렸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수가인상안에 대해 의협 대표를 제외한 참석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이르면 금주내에 내년 수가 인상안을 원안대로 고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의협은 이날 건정심 회의결과와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라도 수가거부 투쟁을 벌인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굳힌 상태여서 내년 수가 인상을 둘러싼 의-정 갈등은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