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 패취(파스)제의 비급여화에 대한 의학계의 입장이 반영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26일 “파스제 비급여화에 대한 관련 학회와 제약사의 의견수렴이 들어왔으나 제약사의 입장을 옹호한 주장은 무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 보험약제팀은 11월 29일 ‘약제비 절감을 위한 의약품 사용량 관리대책’을 통해 “지난해 1년간 300장 이상 파스제를 처방받은 사람이 5만명이 이르고 있고 사용량이 30% 급증해 경구투여가 가능한 환자는 파스류의 약값을 전액 부담토록 할 방침”이라며 파스제의 비급여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태평양과 SK케미칼, 제일약품 등 패취제 제약사를 비롯하여 정형외과학회, 류마티스학회, 재활의학회 및 관련 개원의협의회는 패취제 비급여화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하는 의견을 지난 20일 복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들은 “복지부가 경구투여가 불가능한 경우로 급여를 제한하고 있으나 이는 금식이나 수술로 의식이 불명한 환자에게 국한된 내용으로 패취제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노인층에 처방되는 패취제의 특성상 경구용 처방에 따른 위장관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약제투여로 오히려 약제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학회들은 패취제 처방이 불가피한 환자에 대한 의학적 처방 예를 첨부해 비급여의 예외규정을 둘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복지부 보험약제팀 관계자는 “관련 학회에서 파스제에 대한 의견수렴이 들어와 현재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논의결과는 오는 31일경 고시에서 급여적용 여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약제비 적정화 의견수렴에 대한 관례로 볼 때, 의사들이 제약사의 입장을 옹호해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하고 “건의된 내용이 과학적이고 복지부 방향이 터무니없다면 일부 수용하겠지만 두리뭉실한 내용이면 무시하겠다”며 비급여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제약계는 1500억원 패취제 시장의 비급여화가 될 경우, 사실상 의사 처방이 차단돼 절반 이상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복지부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후 내년도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