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취제와 은행엽제의 비급여화가 임박한 가운데 해당 제약사의 한숨이 커져가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패취(파스)제에 대한 비급여화가 시행될 경우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시장의 절반 이상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패취제 3개 제약사인 태평양(케토톱)과 SK(트라스트), 제일약품(케펜텍)은 최근 실무자 미팅을 통해 정부의 비급여화 방침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약사들은 복지부가 고시한 비급여 예외규정인 ‘부작용 등으로 인하여 NSAIDs의 경구투여가 불가능한 환자임을 입증한 경우’는 업체와 학회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하고 다음달 시행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제약계는 특히 불가능한 환자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단서가 의사들의 처방과 청구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목하면서 다음달말 의료기관의 청구시 심평원의 심사기준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제약사 PM은 “학회들도 노인층 다빈도 처방의 특성상 패취제 비급여화의 문제를 지적했으나 약제비 절감에 대한 복지부 입장이 완고한 것 같다”면서 “문제는 다음달말 의사들의 NSAIDs 소견서를 심평원이 어느 정도 선에서 급여여부를 심사할 것인가에 있다”며 청구명세서에 첨부될 의사 소견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분위기이다.
또 다른 제약사측도 “복지부의 고시대로 시행된다면 3개사 모두 전체 매출액의 70%에 해당하는 처방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하고 “현재로서는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답답한 심정으로 다음달 심평원의 심사잣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패취제에 이어 또 다른 거대시장인 은행엽제 제약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상태이다.
1100억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기넥신)와 유유(타나민)는 치매환자로 국한된 급여인정 기준 완화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다음주(21일)까지 고시안에 대한 의견수렴에 들어간 복지부가 학계와 제약업체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겠냐는 것이다.
더욱이 패취제와 은행엽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케미칼은 최소 700억원 이상의 비급여화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3000억원 중 30%에 해당되는 트라스트와 기넥신이 비급여로 타격을 입을시 어떻게 회복할지 알 수 없다”면서 “국내 신약 1호 ‘선플라주’를 비롯하여 3개 신약을 개발한 연구력이 자본 없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며 회사 내부의 불안감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 약제기준부는 “다음달 급여 청구분을 심사해야 알 수 있지만 패취제나 은행엽제 모두 약제비 절감책 차원에서 마련된 만큼 엄격한 기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엄정한 심사기준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패취제의 경우, 단순한 소견서는 신뢰가 어려운 만큼 기왕력과 검사기록 등 NSAIDs 투여 불가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며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진료기록부를 추가로 요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