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가 2주기 의대 인정평가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 인정평가를 거부할 경우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겠지만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불명예를 안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원장 이무상)이 2주기(2007~2010년) 의대 인정평가 1차년도 평가(서울, 고려, 성균관, 울산, 인하)를 마치고 2차년도(경희, 아주, 연세, 영남, 한양) 평가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남의대는 아직까지 어느 해에 평가를 받을 것인지 조차 의평원에 통보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서남의대 관계자는 3일 “1주기 의대 인정평가 당시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완전 인정’을 받지 못했다”면서 “재정 여건상 인정평가 기준에 맞추기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서남의대는 1주기 평가에서 세 번 연속 ‘조건부 인정’을 받았다. 이는 41개 의대 가운데 유일한 것으로 사실상 교육여건 함량 미달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과 다름없다.
이 관계자는 “신설의대는 공통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지방의대는 특히 더하다”면서 “교수 수급이 쉽지 않지만 인정평가 기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기준을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대 인정평가를 받아 통과하면 좋지만 미달되면 불인정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될 게 뻔해 오히려 (인정평가를) 받지 않는 게 불이익이 적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의대 인정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 받겠지만 의평원 자체 기준으로 하는 것 아니냐”면서 “현재로서는 받을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의대 인정평가를 보이콧 하면 이 역시 상당한 비판에 직면하겠지만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불합격되는 것보다는 이미지 타격이 덜하다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의평원이 기준으로 제시한 교원 수, 연구 및 교육시설 등이 잘못됐다는 것은 절대 아니며 다만 기준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인정평가 기준을 맞추진 못하지만 의사국가고시에서 100% 합격생을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우수한 의료진을 초빙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교수를 초빙하려고 해도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기 때문에 불가항력”이라면서 “이런 사정을 의평원이 이해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왜 우리 의대에 노교수가 많냐고 하지만 젊은 교수들은 모셔오려고 해도 오질 않으니까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기존 의대는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았지만 학년당 정원 50명으로는 재정이 넉넉할 수 없고, 재단이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일정 기간 인정평가를 유예해 준다면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