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사람에게 유방암 절제 수술을 했다는 일부 언론에 보도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3일 한겨레신문이 ‘뒤바뀐 조직 검사결과로 멀쩡한 사람 가슴 절단’ 단독 보도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 책임공방을 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4일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이 사건의 당사자인 김 모 씨의 조직검사 슬라이드가 아닌 다른 환자의 것을 가져왔지만 자체 MRI 검사 결과 유방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나타나 절제수술을 했다는 것이 서울대병원의 설명이다.

이는 한겨레신문의 보도와 상당부분 배치된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세브란스병원 ㄱ교수가 2005년 11월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한 후 오른쪽 유방암 진단을 내리자 주변의 권유에 따라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서울대병원 ㄴ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조직검사 결과를 검토해 유방암 1기 진단을 내렸고 그해 12월 오른쪽 유방의 1/4를 절개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은 수술로 떼어낸 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환자에게 통보했고, 재확인 결과 세브란스병원이 김 씨의 것이라고 보낸 조직검사 슬라이드는 다른 환자의 것이었다.

서울대병원 역시 재검사 없이 수술을 진행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김 씨는 멀쩡한 사람이 아니었다”면서 “수술전 MRI 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고 수술 후 떼어낸 조직을 확인한 최종조직검사에서도 증식성 강한, 위험성 있는 병변이 있고 수술을 통해 적절하게 제거했다”고 밝혔다.

재검사 없이 수술을 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조직검사를 다시 하지 않은 이유는 미세암의 경우 조직을 검사하기 위한 바늘 침 검사를 하면 모두 잘려나가 남아있지 않을 수 있으며, 한번 조직검사를 한 부위에 다시 조직검사를 하면 최초의 검사결과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최초의 조직검사를 신뢰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대병원은 “최초의 조직검사에서 암이 확실하다는 소견을 얻었는데 병원을 옮겼다는 이유로 다시 조직검사를 하는 것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모 환자의 멀쩡한 가슴을 절제한 것이 아니라 향후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증식성 강한 혹을 사전에 제거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은 “현재는 암이 아닌 양성 혹이지만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거나 그와 유사하게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병변을 미리 제거한 지극히 상식적인 의료행위를 두고 멀쩡한 가슴을 절단한 사고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또 서울대병원은 일부 언론에서 세브란스병원과 책임공방을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조직검사 결과가 뒤바뀐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편 김 씨는 지난해 7월 두 병원과 담당 의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과 함께 의사들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 혜화경찰서는 세브란스병원 ㄱ교수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협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검찰에 보냈고, 서울대병원 ㄴ교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냈다.

이와 별개로 이 사건은 민사소송이 진행중이어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