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태아를 분만시술했으나 미성년 산모의 거짓진술에 살인혐의로 송치됐던 산부인과 여의가 혐의를 완전히 벗었지만 조사중 받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미성년 산모를 진료한 결과가 J원장(49, 여)에게는 경찰 수사와 검찰 소환 등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로 되돌아왔던 것.
최근 중랑구 소재 이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J원장은 진료의욕을 잃고 계속 눈물을 보이는 등 사건 휴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 원장은 검찰에서 '교과서도 필요없다'는 식의 조사를 받고 의사로서 인격적인 모독을 당했다며 담당의사의 말을 믿지 않고 부모에게 사실을 숨기려는 미성년 산모의 진술만을 일방적으로 경청하는 등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와대 민원회신 결과, 경찰조사 등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와 진료방해에 대한 보상을 신청하라는 내용이 전달됐으나 검찰이나 경찰에서 사과는 커녕 '맘대로 해보라'는 식의 배짱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J 원장은 "좋은 취지에서 한 일이 이런식의 결과로 되돌아오면서 병원에서의 진료도 가정에서의 가사일도 아무것도 손에 안잡힌다"며 "주위에서는 해당 경찰을 무고나 영업방해로 고소하라고 하지만 이렇게 의욕을 잃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편 J 원장은 지난 11월 검찰조사 결과 중절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해당 경찰이 미성년자 감금으로 또 한번 조사를 의뢰함에 따라 잇따른 조사에 정신적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