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안과병원 김성주 원장이 의료 상업화 경향을 비판한데 이어 모의대 교수도 첨단치료를 앞세운 상술을 경고하고 나서 고가 비급여시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척추수술의 권위자인 모의대 교수는 최근 병원보 칼럼을 통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로봇수술, 레이저수술, 컴퓨터수술과 같은 첨단과학을 앞세운 치료법에 대해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그럴까?”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례로 그는 척추수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나사못(screw)을 3차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척추뼈에 삽입하는 내비게이션 수술법을 들었다.
능숙한 척추외과 의사가 나사못 한 개를 삽입하는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반면, 내비게이션 기계를 이용할 경우 개당 15~20분이 걸리고, 정확성, 안전성 문제가 있어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내시경 디스크수술도 마찬가지”라면서 “30분이면 끝날 수술이 2~3시간씩 걸리고, 재발도 많고, 신경이 손상 받을 가능성도 훨씬 높은데도 단지 내시경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또 비보험이라는 이유로 점차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특히 그는 일부 로봇수술에 대해서는 윤리적 문제까지 거론했다.
그는 “새롭게 개발된 로봇기계를 이용해 수술을 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우려되는 것은 과장 홍보와 고가 수술비용에 따른 비용-효용성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빈치 기계가 일부 수술에서 종래의 수술법으로는 보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유용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정도의 장점 때문에 1천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굳이 다빈치를 쓰지 않아도 될 수술에서 고가의 기계를 사용하는 일부 병원들의 행태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피부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어 훤히 잘 들여다보이는 갑상선 수술에서 다빈치 기계를 사용한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도 들린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리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첨단 과학을 이용한 치료법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며, 어떤 병원에서 유독 첨단과학 치료법을 앞세운다면 의도적인 홍보, 즉 상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고 환기시켰다.
눈 미백술의 안정성과 상업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성주 원장은 지난 21일 블로그(http://blog.kimeye.co.kr)에 ‘눈 미백술(국소 결막 절제술) 과연 안전할까요?’란 제목으로 시술의 안정성과 합병증 문제 등을 언급했다.
그러자 씨어앤파트너안과 김봉현 원장은 23일 자신이 이 시술을 개발한 장본인이라며 김성주 원장의 글을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김봉현 원장은 “김성주 원장을 포함해 일부 의사들은 결막을 절제해도 재발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기존 방법의 한계를 들며 (본원의) 국소적 결막 절제술의 재발률이 3~5%, 2007년 환자를 대상으로 할 때 0.3%라는 것을 믿지 않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론을 폈다.
또 그는 “그러나 국소적 결막 절제술의 핵심은 바로 기존 시도에서 80~90%에 달했던 재발을 잡은 것에 있다”면서 “그것이 핵심 노하우 없이 시행되고 있는 일부 병원의 아류 시술에 대해 경계를 해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술에 대한 왜곡은 의료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이 시술에 희망을 걸고 있는 많은 만성 충혈환자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절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씨어앤파트너안과는 조만간 대한안과의사회(회장 한태원)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안과의사회는 김안과병원 김성주 원장의 글이 공개된 직후 회원들에게 ‘눈 미백 수술에 대한 의사회의 입장’이란 제하의 글을 발송하면서 “눈 미백술이 기존 결막 제거술과 다르지 않고 명칭만 달리해 환자와 의사들에게 혼란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