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약국은 비아그라를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가 하면 심지어 두통이 발생할 경우 두통약을 먹으라고 복약지도까지 했다. 그러나 확인한 결과 이를 처방한 것은 비약사였다.
B대형약국은 감기로 약국을 찾은 어린이에게 한약을 조제, 판매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건강상태를 생년월일로 확인하고 이를 통해 엉뚱한 사상체질을 앞세워 위장과 심장에 열이 있다며 한약을 처방했다. 이 한약을 먹은 어린이는 다음날 코피가 터지는가하면 갑자기 밤에 오줌을 싸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확인 결과 한약을 조제, 판매한 이는 무면허자였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를 외치던 약사들이 '약은 아르바이트생 혹은 무자격자에게'를 자행하고 있는 꼴이다.
MBC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는 8일 '약국의 두얼굴'이라는 제목의 방송분에서 위의 사례와 같이 비약사에 의한 불법 조제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낱낱이 파헤쳤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소비자들이 불만제로에 제보접수된 약국을 실제 찾아가 현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충격을 더했다.
불만제로 측은 전국의 20개 약국을 확인한 결과 16곳이 약사법을 위반, 불법 조제를 하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성남의 한 대형약국 역시 무면허자에 의한 한약조제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 소개됐다. 한약에 흑설탕을 넣은 것을 봤다는 제보에 따라 약국 내부를 촬영한 결과 한약을 달이는 현장에 흑설탕 봉지가 발견됐다. 또 성분을 검사한 결과 흑설탕 성분인 자당이 15g이상 검출됐다. 이 곳 역시 한약 처방시 진맥이나 건강상태를 살피는 과정없이 생년월일에 따른 사상체질을 내세웠다.
그런가하면 소아과의원 아래 위치한 약국에서는 컴퓨터를 전공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조제실에서 약을 조제하고 있는 현장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제작진이 "약을 조제하는 것을 배웠느냐"고 묻자 그들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배웠다. 조제실 밖에 나올때는 환자들이 보지 못하게 뒷문으로 이용해 다녀야한다"는 등 놀라운 발언이 잇따랐다.
불만제로 측은 "일반의약품에 대해 수퍼판매를 하는 외국과는 달리 약물을 오남용을 막자는 취지에서 약은 약사에게를 외치던 장본인이 약사"라면서 "그럼 약사들이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을 자행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단속해야할 보건소의 허술한 관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제보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보건소 측에 고발해 단속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보건소 측은 '증거자료를 비디오로 찍어와라. 주민등록번호를 남겨라. 그렇지 않으면 알고만 있겠다'라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만 늘어놨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약사회 측은 방송을 통해 전국의 약사들에게 반드시 하얀 가운을 입도록 조치하고 가운에는 사진과 이름을 함께 표기해 약사 여부를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불만제로를 통해 약국 내 비약사들의 불법행위 사례가 적나라하게 방송됨에 따라 앞으로 약국가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