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심평원장에 장종호 강동가톨릭병원 이사장 임명을 제청한데 대해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복지부의 제청에 기대감을 보였지만 시민단체는 장 이사장의 전문성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전문성 검증 안됐다…중립성 유지 의문제기"
장 이사장이 '의사'라는 것 자체를 문제삼느게 아니라 그가 과연 심사, 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느냐게 시민단체 측의 지적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12일 "의료기관의 질평가나 심사에 대한 전문가가 아닐 뿐더러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결국 의사집단을 대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꼬집었다.
심평원 노조 또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이번 인사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학자 출신도 아니고 직접적인 의료단체장을 지내는 등 의료계에 워낙 오래 몸담고 있던 인물이 과연 중립을 유지해야하는 심사평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게 노조 측의 지적이다.
심평원 노조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인적쇄신을 하고 있어 나름 기대했는데 결과를 보고 실망했다"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정서 살린 심사기준 기대"
반면 의료계는 의료계의 정서를 잘 아는 진료의사가 심평원장직으로 결정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의사협회 김주경 대변인은 "앞으로 심사평가의 기준이 학자나 정부관료들과 일선 의사들의 얼마나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며 "군림하는 형식에서 탈피해 의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심평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동일성분의약품 중복처방삭감을 예로 들며 의사들의 정서를 감안, 부당한 심사기준이 다소 수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도 "축하할 일이다"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심평원 설립은 애초에 의사들이 주장해서 생겨난 기관"이라며 "본래 취지에 맞게 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가 장 이사장의 심평원장직 임명에 대해 제청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제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 절차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