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 성추행 파문으로 의료계에 큰 논란을 낳았던 K대병원 사태가 폭풍전야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교수와 전공의들은 현재 대학본부가 진행중인 징계위 조사절차에 신경을 곤두세운채 상대의 반응을 주시해가며 향후 대책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이와 별개로 병협은 7일 K대병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분석중에 있으며 의협 또한 특위를 통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교수와 전공의 모두 이같은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K교수는 11일 "억울한 것도 많고 할말도 많지만 우선 대학의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지켜볼 계획"이라며 "이번 기회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그간의 교편생활을 되짚어보려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자들을 용서할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오히려 감옥에 있는 것보다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전했다. 전공의들의 주장에 치중해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각 언론에서 앞다퉈 나를 매장시키고 있다"며 "내가 반박하는 목소리는 너무도 작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도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꺼리며 우선 징계위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징계위에서 파면이나 해임이 결정될 경우 K교수를 상대로 한 고소는 다시 한번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최근 일부 언론에 자신들이 기술한 경위서가 보도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언론과의 접촉을 완전히 단절한 상태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경위서가 알려진 것에 대해 심각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언론에 대한 심한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초 고소하겠다는 방침을 다소 미루고 우선 징계위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라고 전해왔다"며 "만약 파면이 되지 않을 경우 형사고소와 더불어 일괄 사표를 내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의협과 병협이 진상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양측 모두 다소 미온적인 반응이다. 해결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의문이다.
전공의들의 측근은 "병협이나 의협이 나서도 솔직히 크게 도움될 것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며 나도 동일한 의견"이라며 "해당 수련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조정하는 등의 제제가 전공의들에게는 도움될 것이 없고 윤리위도 강한 제제책을 가진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털어놨다.
K대학 본부도 사건이 자꾸 비화되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굳게 입을 다물로 있는 상황.
K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향후 일정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K교수와 전공의들의 진술을 들은 만큼 필요하다면 대질심문과 주변 인물들의 정황설명을 종합해 사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사안이 중한 만큼 신중하게 풀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