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의협의 거대한 수익사업 모델이 출범을 앞둔 가운데 회비 납부 제고를 위한 임원진의 고민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의협에 따르면, 지난 6월 회원들에게 발송된 회비 납부율이 한 자리 수에도 못 미치고 있어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참여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한 관계자는 “2개월에 불과한 올해 회비 납부현황을 공개하긴 어려우나 시도의사회를 통해 전달된 액수는 극히 미비하다”면서 “아직 예측하긴 힘들지만 9월 이후 집중적으로 납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얼마전 의협이 밝힌 최근 5년간(03~07년도) 회비 납부현황은 2003년 67억 9400만원(납부율 78.4%), 2004년 69억 5800만원(79.0%), 2005년 76억 7100만원(80.8%), 2006년 72억 6500만원(68.0%), 2007년 77억 4300만원(70.1%) 등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부터 4년째 동결된 회비액은 △개인회원(의원):330.00원 △봉직의·휴직·중령이상:242,000원 △전공의·무급조교·대위:137,000원 △공보의·중위:105,000원 △입회비:100,000원 등으로 책정된 상태이다.
이중 개인회원을 제외한 봉직의와 전공의, 공보의 회비는 2004년 각각 247,000원, 139,000원, 109,000원으로 인상됐으나 다음해부터 통합징수 형태로 회비운영이 바뀌면서 소폭 인하됐다.
지난해 새로운 집행부 구성 후 회비 납부율이 소폭 인상됐으나 70% 턱걸이 수준에 불과해 어려운 개원가의 현실과 의협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의협은 다음달 구매대행업체인 삼성 자회사 IMK와 의료장비와 소모품 쇼핑몰인 ‘의사 장터’ 오픈을 계기로 회비 의존도 ‘0%’를 달성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바 있다.
김주경 대변인은 “의협 예산의 한 푼의 투자도 없이 의료품의 최저가를 공급하는 의료 쇼핑몰 사업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면서 “회원들에게 손 벌리지 않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집행부의 책무”라며 ‘의사 장터’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6000억원 시장, 300억 현금 들어온다"
2만 5000개 의원들이 의료소모품 시장을 단일화할 경우, 6000억원에 달하는 거대시장에서 최소 300억원의 수익금이 영입돼 의협의 자립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집행부의 판단이다.
김 대변인은 “다음달초 의사 장터를 오픈해 거래가 이뤄지는 시점부터 IMK와의 계약에 따라 수익금이 의협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하고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투자한 예산도 없으므로 설사 잘못되더라도 의협이 손해 볼 일은 전혀 없다”며 면밀한 사전조사에 기반한 사업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시도회장들의 고민은 가상공간의 ‘의사 장터’가 아닌 현실상의 ‘회비 납부’에 있다.
실제로 한 시도회장은 “주말에 시도회장단 회의에서도 쇼핑몰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면서 “이보다 10% 남짓한 현 회비 납부율을 빠른 시일내 제고시킬 수 있도록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계 한 중진인사도 “의협은 투자자금이 없어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나 의사단체로서 의사들의 명예가 달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집행부의 성급한 속단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