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를 입은 경북대병원 전공의들이 K교수에 대한 형사고소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공의들은 경북대학교의 징계수준에 크게 반발하며 일괄 사표 후 형사고소라는 중론을 모았지만 병원측이 재임용 거부 등 합의안을 들고 나오면서 분노가 사그라들고 있는 상황.
특히 만약 합의안이 서면으로 확정될 경우 굳이 고소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에 있어 성추행 파문이 법정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은 서서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26일 "최근 고소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피해 전공의들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 사건 초기보다 전공의들의 분노가 조금 누그러든 것이 사실"이라며 "형사고소 여부는 우선 병원측과의 합의가 진행된 후 결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만약 병원측이 제시한대로 재임용이 거부되고 계약기간동안 진료권을 박탈해 마주치는 일이 없게된다면 굳이 고소까지 진행할 필요가 있겠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
특히 수련을 받아야 하는 전공의들의 업무 특성상 고소로 인해 소모되는 시간에 대해 부담감도 회의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 관계자는 "애초부터 전공의들은 K교수에게 수련을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표출한 것"이라며 "하지만 K교수가 이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면서 일괄 사표와 형사고소를 생각하게 됐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병원측이 재임용을 거부하고 진료권을 박탈한다면 전공의들의 의견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진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이에 굳이 고소까지 진행해 K교수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은 과도하지 않냐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만약 경북대병원측과의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거나 합의내용이 부실할 경우 고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겠다는 생각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성추행 등은 인지시점에서 1년안에 고소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10월안에 모든 일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조속한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우선 이번주내 합의사항을 지켜본 뒤 추후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이 전공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아마 이번주에 진행되는 병원과의 합의여부가 고소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