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내놓은 건강보험법 입법청원안은 임시방편적 정책이 아닌 모법의 뿌리를 바꾸는 거시적 차원에서 밀도있게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협회 왕상한 법제이사는 14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견수렴에 들어간 건강보험법 입법청원안 정책은 현 집행부에 국한하지 않고 차기 집행부로 이어져 10만 의사 회원의 지지로 잘못된 모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절차”라고 밝혔다.
이날 왕상한 법제이사는 “현재도 의료계를 압박하는 DUR시스템과 동일성분 중복처방 금지, 차등수가제 등의 뿌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있다”면서 “그동안 의료계가 정부 개정안과 의원 입법개정안에 사안별로 대응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제대로 된 법 대응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압박 정책에 대한 일련의 안일한 대응책을 꼬집었다.
왕 이사는 입법청원안에 대한 그동안의 논의과정을 설명하면서 “지난 9월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개원의협의회와 협회 법제이사의 연석회와 시도의사회 의견수렴을 거쳐 기초안이 마련됐다”며 “이달 중 의견수렴을 거쳐 2차 법제이사 연석회의를 통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입법청원안에는 민간의료기관의 당연지정제 폐지와 수가협상의 전초기지이며 최종 종착지인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 권한을 ‘조정 및 심의’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왕상한 이사는 “잘못된 악법으로 알려진 당연지정제와 공단의 막강한 권한을 폐지, 축소해 의료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항을 대폭 개선시켰다”고 말하고 “의사들도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항이 문제가 되고 목을 조르는지 알고 바로잡아야 한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왕 이사는 “이번 집행부 임기 안에 청원안을 확정짓는 일을 마무리해 차기 집행부가 절차를 거쳐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집행부의 단독적인 논의가 아닌 10만 회원의 의견수렴을 거친 지지와 더불어 의대생과 의사 가족, 환자 등 국민 입법청원을 위한 서명운동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왕상한 이사는 “청원안이 마련되면 11월 공청회를 마련해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도록 할 에정”이라면서 “의료계를 억눌러 온 패배주의와 냉소주의를 걷어내고 잘못된 악법을 개선하는데 힘을 보태길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재차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