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0주년을 맞는 국립의료원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수법인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사진)은 17일 원내 스칸디나비안클럽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반세기를 맞은 의료원의 현안 목표를 이같이 밝히고 법인화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날 강재규 원장은 "오는 25일 개최할 개원 50주년 기념행사는 의료원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침체된 모습을 탈피해 심혈관과 치매 등 만성질환 연구소 설립과 응급의료센터 확대 등 기능과 위상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며 연구중심의 시스템 전환을 예고했다.
이같은 의료원 발전방안의 전제조건으로 그는 현재 의원입법으로 추진 중인 '국립중앙의료원 특수법인화'를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강 원장은 "과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NMC 발전은 법인화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전하고 "최근 20년간 매각과 이전 등 많은 굴곡이 있었으나 의료원 발전은 법인화에 달려있다고 확신한다"며 예산과 인사의 자율성을 담보한 체제 전환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 NIH(국립보건원)를 예로 들면서 "초기 NIH도 감염병센터로 출발해 현재 한 해 예산이 국내 총예산과 맞먹은 220조원에 달하는 최고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미국도 단계적 발전을 해 왔듯이 NMC도 50주년을 기점으로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정립할 시기"라고 말했다.
강재규 원장은 "법인화시 공공성 훼손 문제가 국감에서도 제기됐으나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진료를 반드시 의료원에서만 해야 한다는 시각은 잘못됐다"면서 "의료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각 지자체도 공공의료의 역할 부담이 필요하다"며 NMC로 국한된 공공의료 시각에 단호한 입장을 표했다.
강 원장은 이어 "그렇다고 급여환자 치료에 차별을 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전제하고 "법인화가 되더라도 현재 39%에 달하는 급여환자를 확대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정부에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 처우, 단계적 조정으로 개선하겠다"
공무원 신분 불안에 따른 우려와 관련, 그는 "노조에서 공무원 신분 문제로 반대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의료기관의 기능이 축소되는 현 상황에 안주해서는 조합원 인원과 기능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기관의 특성을 간과한 일부 주장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국립대병원의 70%에 불과한 의무직의 처우에 대해 강재규 원장은 "법인화가 되더라도 단칼에 의사의 급여를 대폭 인상시킬 수 있다고 단언하긴 힘들다"고 말하고 "5개년 계획 등 단계적 조정으로 의사의 급여를 개선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원장은 끝으로 "최근 대형병원들의 암센터 경쟁으로 국립암센터 등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복지부 산하 모든 국공립 의료기관이 양질의 서비스와 기관 발전을 위해서는 법인화로 가야 한다"며 구태를 벗어나 자가적 발전을 위한 국가기관들의 변신을 제언했다.
내년 4월 임기 만료시 원장직 재도전에 대해 말을 아낀 강재규 원장은 그동안 익힌 의료정책에 매진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