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현행 종합병원-도매상간의 유통일원화 제도를 재검토해 종합병원-제약사간의 직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함에 따라 의약품 유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94년 법제화된 이래 병원에 독점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해왔던 도매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유통일원화 폐지 검토 의견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도매업계는 특히 의약분업 이후 도매유통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다 도매상의 난립, 종합병원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경쟁입찰제 등으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식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일원화 존속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즉각적인 대응은 자제한 채 오늘(27일) 유통일원화특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종합병원들은 이번 소식에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이다. 구입한 약가 그대로 청구하는 의약품 실거래로 인해 유통 단계 변화가 병원 수익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림대의료원 약제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도매업계와 의약품 거래를 다년간 안정적으로 거래해 왔다”며 “만약 제약사와의 직거래가 허용되면, 제약사가 도매업계에 제공하는 마진율 5%가 절감될 요인이 있어 환자에게 이익이 될만한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구매부 이증연 부장 역시 “병원의 수입보다는 환자의 이득, 보험재정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수의 도매상이 아닌 많은 제약사간의 직접 거래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지만 그다지 큰 어려움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유통일원화 폐지를 주장해온 제약사들 역시 공정위가 최초 검토방침만 밝힌 상태인지라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다만 직거래 허용시 득실을 앞으로 고려해 본격적인 반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의약품 유통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이번 공정위의 검토 선언으로 의약품 유통과 관련한 업계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동시에 향후 공정위의 검토 과정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