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에게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법원 판결에 대해 E학교법인이 항소를 제기했다.
E학교법인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검사결과처분요구처분취소 항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E재단과 산하 E대학교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E대학이 같은 재단 산하 의료법인인 E병원에 파견한 전속전문의들에 대해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재단은 E병원을 E의대 및 부속병원의 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 E병원에 근무할 전속 전문의를 E대학병원 진료 스탭 정원으로 책정해 파견근무하도록 해 왔다.
또한 E학교법인은 E병원에 파견된 전임교원들이 임상실습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E대학 교비회계에서 기본급, 연구비, 연구보조비, 보직수당을 지급하고, E병원 역시 이들에게 진료의 대가로 직책수당, 특별격려수당, 성과수당 등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E의대 부속병원과 E병원의 진료과가 대부분 겹치고 E의대 부속병원에서 학생 임상실습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실제 파견 전문의들이 임상실습에 참여한 시간이 법정 근로시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E병원 파견전문의들에 대해 전임교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올해초 E학교법인에 대해 E병원에 근무하는 파견 전속전문의들을 의대 및 부속병원에서 교육, 연구, 임상실습을 전담할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전임교원이 아닌 겸임교원으로 활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이들 파견 전문의들을 전임교원으로 불인정,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가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E학교법인은 교과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보면 파견 임상교육 전문의를 고등교육법상 인정되는 전임교원으로 보거나, 외래진료를 하는 전문의의 지위와의 관계상 소위 ‘이중적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들 파견 전문의들이 일부 임상교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가 E병원 외래환자 진료를 보는 것이어서 학생 교육, 지도, 학문연구를 전담하는 전임교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법원은 파견 임상교육 전문의에게 소위 의대 교수들의 ‘이중적 지위’를 근거로 한 급여 수령,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가입, 건강보험 가입 등에서 모두 적법하지 않아 교과부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여기에다 E재단은 이들 파견 전속 전문의들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A대학교 교원으로 임용보고하면서도,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배정을 요청할 때에는 E병원의 재직인원으로 제출해 향후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E학교법인은 “파견 임상교육 전문의가 고등교육법상 전임교원에 해당되는 이상 비록 E병원과의 별도의 근로계약에 기초해 진료행위를 병행하더라도 전임교원의 지위가 부정될 수 없다”며 교과부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의대 부속병원이 아닌 S병원, J병원, A병원 등 상당수 대형병원들이 이런 방식으로 의대와 협력병원을 맺고 전임교원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결과는 의대 부속병원이 아니지만 전임교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상당수 대형병원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