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 의료서비스 시장개방을 앞두고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자만족도 및 경영효율화를 이룰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개진됐다.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19일 “영리법인이 환자의 만족과 경영 효율성 면에서 비영리법인보다 특별히 우위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현재도 민간병원 상호 간에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며 환자 만족도가 높고 효율적인 경영으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병원도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의료의 질과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과 영리법인 인정의 문제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며 “다만 영리법인의 도입은 고급 의료와 아메니티(amenity)를 추구하는 부유층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제도의 반응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병상 수를 기준으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영리병원 부문을 가지고 있지만 비영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현재 영리법인 병원이 인정되고 있지 않아서 경쟁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기 보다는 다른 제약조건 때문에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우리 의료시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며 “영리기업의 참가에 의해 경쟁이 더 촉진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시장은 여타 일반 재화나 서비스 시장만큼 시장메커니즘이 유효하게 기능하지 않는 분야이다”며 “이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일반적 의료서비스의 특성 외에도 제3자의 지불에 의한 진료보수, 단일 공정 가격의 수가라는 사회보험으로서의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특성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