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 증가율이 1.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과목별로는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의료기관이 큰 폭으로 순감, 고달픈 현실을 엿보게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이 28일 공개한 '의원급 의료기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년말 대비 372개소(1.4%)가 늘어난 2만6513개소로 집계됐다.
월 평균 33.8개소가 새로 문을 연 셈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말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은 2만6547개소, 전년대비 의료기관 증가율은 1.5%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도말을 기준으로 기관 증가율이 1%대에 그친 것은 2007년 이어 두번째.
실제 의원급 의료기관은 의약분업 직후 큰 폭으로 늘어난 이래 2006년까지 연 2~4%대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시장포화와 지속적인 저수가 정책 등으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2007년 처음으로 기관 증가율이 1%대로 떨어졌었다.
이 같은 추세는 2008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성장률이 바닥을 쳤던 2007년만큼은 아니지만 예년같은 활력은 좀처럼 되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산과 날개없는 추락…정형외과도 감소세 전환
한편 과목별로는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산부인과는 2008년 11월 현재, 전년말에 비해 무려 62개소가 순감했다. 또 소아청소년과와 외과에서도 각각 기관수가 29개소, 11개소 순감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관 수가 순감했다는 것은 해당 기간 개업한 기관보다 폐업한 기관의 숫자가 더 많았다는, 다시말해 동일과목내에서 폐업이 개업속도를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이 밖에 전통적인 개원시장 강세과목 중 하나였던 정형외과가 감소세로 돌아선 점도 눈에 띄인다.
정형외과는 2004년 이후 4~7%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왔으나 2008년 11월 기준 전년말 대비 13곳이 순감하며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계속해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표시 의원이란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도, 간판에 전문과목을 표방하지 않고 개원한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개원시장의 불황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미표시 의원은 2008년 11월 현재 전년말대비 무려 180개소가 순증해,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