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노인의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인환자에 대한 본인부담 정액제의 인상 및 소득별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요양병원을 비롯한 공급자에 대한 통제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은 30일 금요조찬세미나를 통해 노인의료비 지출의 효율적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경북의대 박재용 교수는 수요자 측면에서 노인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상을, 공급자측면에서 요양병원의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먼저 노인의료비 경감대책으로 본인부담 정액제의 상향 조정을 주장했다. 현행 65세 이상 노인환자에게 적용되는 정액본인부담금인 1500원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액제로 운영하다보니 금액이 낮아 의료이용이 많은 측면이 있다"면서 "본인부담 정액제 대상 연령도 70세로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득에 따라 정액제가 아닌 정률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요양병원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이 늘다보니 진료량이나 입원량이 늘고 있으며, 자연스레 진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물리치료량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데,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일당수가를 조정하거나 요양병원 입원실 제한 등으로 요양시설로의 이용 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환 교수 "급성기 중심 의료체계 바꾸어야"
토론자로 나선 아주의대 이윤환 교수는 노인 의료비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인인구 증가가 의료비 증가를 초래하느냐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선진국을 보아도 고령화가 진행됨에도 진료비는 평행선인 것을 볼때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환자 상위 10%가 노인의료비의 50%를 지출하는 점과, 사망전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소개하고,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질병양상이 만성질환인 상황에서 급성의료체계에서 억지로 맞추려다보니 낭비적 요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적 플랜을 갖고 의료체계를 통합적인 시스템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근 이사장, "노인의료비 절감, 공급자 역할이 중요"
이날 세미나에 끝까지 참여한 정형근 이사장은 노인의료비 절감에 있어 공급자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 자신의 친지가 각기 다른 병원에서 연이틀 x-ray와 Mri를 촬영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외국 고가약을 많이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면 "전적으로 의료기관이 적정하게 진료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 의사의 도덕적 기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인요양병원의 치료행태가 바뀔 필요가 있다며 시설과 요양병원, 병원간의 포지셔닝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노인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단골의사제 시행이 필요하다"면서 "만성질환의 경우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정형근 이사장을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해 노인의료비 절감 방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건보공단은 매주 금요일 조찬세미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