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의료진이 한방과학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침 치료효과에 대한 공동연구를 시작한 것. 한의학과 중의학이 공동 임상연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기옥)은 최근 중국중의과학원(원장 CAO HONG XIN)과 다국가-다기관 임상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한의학자들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 대한 침 치료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중 공동연구진은 앞으로 1년간 한국한의학연구원 침구임상연구센터와 경희의료원, 중국 광안문병원과 북경 중의약대학 동직문병원 등 4곳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를 위해 비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피하는 환경요법(회피요법), 약물요법 및 면역요법 등의 양방치료법과, 체내 정기를 강화시켜 외부 항원에 대한 면역기능의 교란을 치유하는 한약투여 및 침 치료 등의 한방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침 치료는 기존 약물치료에서 관찰할 수 있는 부작용 없이 비염 증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한의학연구원의 설명이다.
즉, 이미 알려진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한방치료가 우수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한의학연구원 침구경락연구센터 최선미 박사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침 치료 효과가 규명되면 현재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요법보다 인체에 안전한 치료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국내 다빈도 질환 10위에 해당하며 420만명의 환자에 1250억원의 진료비 및 910억원의 처방비가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