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들이 간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규 간호사 임금을 상향조정한 결과 직종내, 직종간 급여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는 등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으며, 지속적인 임금 인상이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경영전문컨설팅업체인 프라임코어컨설팅(대표 이영신)의 서현수 컨설턴트는 최근 자사의 계간지 ‘Healthcare Management Review’ 봄 창간호에 ‘춤추는 간호사 급여-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을 주제로 글을 실었다.
그는 “최근 간호사 인력 부족 목소리가 커지면서 간호사 급여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우선 절대적인 간호사 수 부족을 꼽았다.
2005년 기준 인구 1천명당 활동간호사가 1.9명으로 OECD 평균인 8.6명에 비해 현저히 적고, 유휴간호사 인력 역시 2006년 말 기준으로 총 간호사 중 36.8%를 차지하고 있어 간호사 인력 부족을 더욱 극심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2007년 간호등급제가 시행되면서 대형병원의 간호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임금수준과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함에 따라 이직이 증가한 결과 중소병원의 간호사 구인난이 극심해졌다”며 인력 쏠림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병원들, 특히 중소병원들이 이런 간호사 구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제히 간호사 임금을 상향조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급여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간호사의 급여를 인상하기 위해 기본급을 올리자 굳이 임금을 인상시킬 필요가 없는 행정직, 의료기사직, 기술직 등의 급여까지 동반 상승해 전체적인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간호사 임금만 조정하기 위해 병원마다 조정수당, 출퇴근수당 등 다양한 수당을 신설하는 사례가 많지만 이로 인해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간호사 직종 내부에서도 기존 간호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그는 “초임 간호사 채용후 적절한 교육과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실무에 투입돼 임상 질 관리 문제가 발생하고,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퇴사가 거듭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초임 간호사의 급여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서비스가 저하되는 모순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에 봉착한 지방의 80병상 규모 여성전문병원에 대해 급여시스템 재설계 컨설팅을 한 사례를 소개했다.
초임간호사의 임금을 시장 수준을 맞추기 위해 간호직에 한해 조정수당과 출퇴근수당을 신설하고, 동일 간호직 내의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전체 임금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수간호사 이상 직원을 모두 연봉제로 전환하도록 자문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기존 6급직(간호사 초임시 6급) 중 우수한 직원을 승진시켜 성과에 대한 보상을 추구하자 입사후 단기간 안에 이직을 감소시켰고, 장기근속자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함에 따라 급여 부담이 줄어 조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임금 인상이 구인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해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적정한 임금 인상을 기본으로 보육시설 확충, 근로시간 준수, 복리후생 개선과 함께 동기부여시스템을 시행하는 등 이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