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는 국립 목포대 임병선 총장이 전남지역의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대학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의협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의사인력 과잉공급론을 펴고 있다는 임 총장의 발언은 의료계 내부의 의대 신설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10일 목포대 임병선 총장이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하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의협은 임 총장이 전남지역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대 신설이 필요하자고 지적하자 “이보다는 의대를 신설해 대학의 인지도와 지방대의 경영난을 타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둘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의협은 전남지역에 대형 종합병원이 없기 때문에 대형 인명사고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없으며, 환자 이송과정에서 질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전남에 19개의 종합병원과 78개의 병원급 의료기관이 있어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있고, 섬과 만성질환자가 많은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후송체계 시스템, 공공의료기관의 질 향상 등을 꾀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반론이다.
특히 의협은 “전남 지역 의사 1인당 인구수는 인천이나 다른 대도시보다 적고, 병상수당 인구수 역시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보다 훨씬 적어 의료취약지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의협은 1996년 가천의대가 의대 신설 허가를 받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 조건에 따라 목포에 500병상 부속병원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목포지역 의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인천지역으로 옮겼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의협은 임 총장이 ‘30분 대기, 3분 진료’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 “이는 의료인력 부족에 기인한 문제가 아닌 의료현실과 건강보험제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로 인해 박리다매식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의료현실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의협은 “전남 지역의 의료질 향상과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의대 신설만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을 무시한 지역이기주의와 특정대학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임 총장이 “2012년이면 의료인 과잉공급사태가 빚어질 것이란 주장은 의협이 자기 밥그릇 지키기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거나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기계를 다루듯 2~3분이면 진료가 끝나버리고, 제대로 아픈 곳을 설명할 시간도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 의료계가 격분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 독자의견에는 임 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한 독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의료비 지출이 많은 선진국을 비교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비교를 하려면 같은 조건을 맞춰야 비교가 되는데 이제 비교하는 것도 지친다”고 임 총장을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