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그림에 대한 관심으로 병원 인테리어라도 직접 그려볼까 했던게 지금에 이르렀네요."
지난 17년간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최근 개인전을 가진 이기영 이비인후과의원장(66)은 18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술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의 계획대로 현재 그의 병원에 걸린 그의 작품은 총 18점.
그는 "병원도 작은데 18점이나 걸었으니 도배 수준이죠. 그래도 별도로 비용이 들지 않아 내키는만큼 걸고 있으니 소원성취한 셈이지요"라며 웃었다.
이렇게 썰렁한 진료실이 그의 작품으로 점차 채워지자 눈썰미가 좋은 환자들은 "원장님이 직접 그리신거네요"라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진료실에 걸린 그의 작품들은 그가 환자와 친밀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작품 중에 진료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실제로 모델을 해주셨던 할머니는 이 지역에서 유명인사가 된 거에요. 그저 일상 속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에 즐겁더라고요."
이 원장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도 조선대학교 부교수 퇴임 후 개원을 하면서부터다.
학교를 그만두면서 평소 마음속 깊이 접어뒀던 미술에 대한 욕심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관심은 있었지만 도화지 앞에 서보지도 못한 초짜라 학원부터 다녔다. 매일 저녁 진료를 마치면 학원으로 가서 3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17년째 되던 지난해 12월. 그는 드디어 생애 첫 개인전을 열었다.
작년과 재작년 두차례, 광주시 미술대전에서 특선에 오른 것이 개인전을 열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단다.
그는 "개인전에 와주신 친지와 지인들의 평가와 칭찬은 앞으로 제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같다"며 개인전 당시의 감회에 젖어들었다.
개인전 이후 이 원장은 더욱 뜻깊은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얻는 수익전액을 장애아동에게 전달하기로 한 것.
그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림으로 재활치료를 하는 모습을 접하면서 장애아동들의 어려움에 대해 어렴풋이 나마 알게됐다"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