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이원석 원장이 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에서 승소하자 같은 사건으로 소송을 제기한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병원들이 의약분업 이후 환수액을 모두 돌려달라며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나섰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3부는 19일 서울아산병원, 한양대병원을 포함한 7개 의료기관이 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과 관련,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심리는 지난해 서울대병원과 이원석 원장이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 1심에서 승소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주목되는 점은 이들 병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당시 최근 3년치 환수액을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청구취지를 확장, 2001년 이후 7년치를 되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점이다.
원고측 대리인인 대외법률사무소 현두륜 변호사는 "서울대병원은 1심 소송에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공단이 급여비에서 상계한 원외처방약제비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는데 전부 승소했다"면서 "이에 따라 다른 병원의 청구취지도 확장했다"고 밝혔다.
사립대병원, 종합병원들은 서울대병원이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에 들어간 이후 소송에 가세하면서 서울대병원과 달리 3년치 반환만 요구했었다.
민사소송을 제기한 의료기관이 60여개에 달할 뿐만 아니라 3년치가 아닌 7년치를 청구할 경우 반환요구액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돼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8월 완승을 거두자 반환 요구시점을 2001년으로 4년 확장하기로 변경신청을 냈다.
서울대병원과 이원석 원장이 승소했고, 사건 성격이 동일해 유사한 판결이 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구취지가 확장됨에 따라 서울아산병원을 예로 들면 반환 요구액이 11억원에서 27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공단 대리인인 안소영 변호사는 "법적 소멸시효가 3년이기 때문에 청구취지 확장 이유가 없다"며 반론을 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민사13부는 지난해 8월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해 처방전을 발급했다 하더라도 공단이 약제비를 징수할 수 없고, 의료기관에 지급할 진료비에서 상계처리할 수 없다며 서울대병원과 이원석 원장에게 각각 41억원, 13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설령 처방전 발급이 요양급여기준에 위반된다고 할지라도 공단은 건강보험법 52조(부당이득의 징수)에 근거해 의료기관으로부터 약제비를 징수할 수 없고, 나아가 불법행위를 주장해 진료비에서 상계할 수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사립대병원, 일부 국립대병원, 종합병원들이 잇따라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에 참여했고, 복지부와 공단은 원외처방약제비를 환수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보험법 개정 작업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